'국가대표 방산’ 띄운 한화…KAI 지분 확대 의미는

보유 목적 ‘경영참여’로 변경…민영화 기초작업 해석도

디지털경제입력 :2026/05/04 18:06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며 지분율을 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지분 보유 목적도 기존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하면서 KAI 민영화를 염두에 둔 기초작업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일 KAI 주식 10만주를 추가 취득했다고 밝혔다. 지분율로는 0.1% 규모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 등 관계사와 함께 지난 3월 16일 KAI 지분 4.99%를 확보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번 추가 매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관계사가 보유한 KAI 지분율은 5.09%로 늘었다.

천무 다연장로켓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분율이 5%를 넘어서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AI 지분 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경영참여 계획은 검토 중이며,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필요가 있을 경우 주주로서 적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말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자해 KAI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종가 16만 9000원을 기준으로 하면 약 295만 8580주, 지분율 3.04%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실제 취득 지분율은 향후 매입 단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분 확대가 단순한 전략적 협력 차원을 넘어 KAI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KAI는 국내 유일 완제기 개발·제작 업체로, 방산·우주항공 분야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큰 기업이다. 이 때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분 확대와 보유 목적 변경은 향후 KAI 민영화 논의나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비한 사전 포석으로 읽힐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외 주요 방산기업들의 통합 사례를 거론하며, 국내 우주항공·방산 분야에서도 대형 방산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외 주요국들은 독자적인 ‘육·해·공·우주 통합’ 대형 방산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으며, 지상 무기체계 중심 독일 라인메탈은 최근 군함 건조 부문을 인수하고 차세대 레이저 무기 개발을 위한 합작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며 "우주 주권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해외 주요국 경쟁 기업들의 대형화·복합화 추세는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에어버스와 탈레스 그리고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등 3사는 스페이스X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사업을 통폐합했으며, 영국의 BAE 시스템스와 미국 노스롭그루먼그룹은 인공위성 제작 기업과 우주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회사를 각각 인수했다"며 "한국도 우주항공·방산 분야의 결합을 통한 ‘내셔널 챔피언(국가 대표기업)’ 설립이 필연적인 국가적 과제로 부상했다"고 언급했다.

에어버스, 탈레서, 레오나르도가 우주 분야 협력을 발표한 이미지 (사진=탈레스)

KAI는 과거부터 정부 지분 구조와 민영화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온 기업이다. 한화그룹은 지상방산, 항공엔진, 레이더, 항공전자, 우주 발사체 등 방산·우주항공 분야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고, KAI는 완제기와 위성개발, 공중전투체계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의 사업 영역이 결합될 경우 항공우주·방산 분야에서 수직계열화 효과가 커질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는 이미 일부 사업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양사는 KF-21 수출 경쟁력 강화와 해외 진출 기반 구축, 국산 전투기 장착용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 특수작전용 헬기 성능개량 사업 제안 등에서 협력해왔다.

지난 2월에는 방산·우주항공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해당 MOU에는 첨단 항공엔진 국산화 개발 및 체계 통합, 수출 목적의 무인기 공동개발 및 글로벌 마케팅, 위성·발사체·서비스를 포함한 글로벌 상업 우주 시장 공동 진출, 방산·우주항공 산업 생태계 및 지역 공급망 육성 등이 포함됐다.

국산화 MGB를 장착한 수리온 (사진=KAI)

한화 측은 이번 지분 확대가 방산·우주항공 분야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양사 간 전략적 파트너십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공동 수주와 사업 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산업 측면에서도 두 회사의 협력 확대는 경남 지역 우주항공·방산 클러스터 구축과 연결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경남 창원, KAI는 경남 사천에 주요 사업장을 두고 있다. 협력이 구체화될 경우 협력업체와의 공동 사업, 소부장 국산화, 기술 지원, 해외 동반 진출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경영참여 목적 지분 보유가 실제 KAI 경영권 확보나 민영화 논의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구체적인 경영참여 계획은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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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필요가 있을 경우 주주로서 적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회사의 경영 목적에 부합하도록 회사 및 주주, 이해관계자들의 사정과 이익을 충분히 감안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지분율 5% 돌파와 보유 목적 변경이 동시에 이뤄진 만큼, 향후 KAI 지배구조와 국내 방산업계 재편 논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에어로는 앞서 풍산 탄약사업 인수도 검토했다가 중단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