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오락 넘어 '문화 자산'으로…넥슨·넷마블, 게임 박물관으로 세대 잇는다

넷마블 1종 전문박물관 등록·넥슨 계정 연동 전시 등 맞춤형 역사 체험 제공

게임입력 :2026/05/04 11:14

과거 박물관이 도자기나 미술품 등 유형의 유산을 보존하는 데 그쳤다면, 현대의 박물관은 무형의 경험과 대중문화를 기록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 역시 가상 세계의 산물인 게임을 물리적 공간에 영구 보존하며,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세대를 잇는 핵심 문화 자산으로 격상시키는 모습이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관 1주년을 맞은 '넷마블게임박물관'은 국내 게임박물관 중 최초로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정식 등록됐다. 이는 게임이 전 세대가 공유하는 소중한 문화 자산임을 국가로부터 공식 인정받은 결과로, 산업적 성숙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풀이된다.

국내 최초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된 넷마블게임박물관.

넷마블은 이번 등록을 계기로 지난 1년여간 선보인 2100여 점의 실물 기기 전시 등 개괄적인 역사 조명을 넘어 '공감의 공간'으로서 역할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리뉴얼한 기획전시 'Play 조선: 한 수(手), 판을 넘다'를 통해 조선시대 놀이문화와 오늘날 게임의 본질적 의미를 고찰하고 있다.

관람객은 현대적 보드게임으로 재해석한 '승경도' 플레이와 특별 제작된 스탬프 체험 등을 통해 게임의 역사와 재미를 다각도로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전시 마스코트인 '호랑이' 이름 짓기 공모전을 진행하며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와 소통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넷마블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오는 10일까지 어린이 대상 무료입장 이벤트를 진행하며 가족 단위 관람객에 초점을 맞춘다.

넷마블게임박물관.

오는 12일 '넥슨뮤지엄'으로 리브랜딩해 재개장하는 넥슨컴퓨터박물관의 행보 역시 궤를 같이한다. 기존 기술 역사 중심의 정적인 전시에서 벗어나, 게임을 즐기는 주체인 '플레이어'에 온전히 주목해 넥슨의 30년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관람객이 본인의 넥슨 계정으로 로그인해 다수의 게임에 흩어져 있던 개인의 플레이 기록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불러오는 맞춤형 경험은 전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평가다. 

넥슨은 '바람의나라', '카트라이더' 등 40개 이상의 지식재산권(IP)을 입체적으로 엮어내며 관람객의 서사를 박물관의 일부로 끌어들일 방침이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이 '넥슨뮤지엄'으로 오는 12일 탈바꿈한다.

현실과 가상 세계가 교차하는 문을 형상화한 새로운 로고 디자인에서도 넥슨의 철학적 고민을 엿볼 수 있다. 박물관을 일방적인 정보 전달의 공간을 넘어, 이용자 개개인이 가상 공간에 남긴 수많은 발자취와 추억 자체를 '살아있는 아카이브'로 탈바꿈하겠다는 넥슨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흥미로운 점은 두 박물관이 게임을 보존하고 전시하는 접근 방식에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동일하게 게임의 문화적 가치를 조명하면서도, 넷마블은 '객관적인 역사'를, 넥슨은 '개인화된 추억'을 내세웠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넷마블게임박물관은 과거 하드웨어 기기 자체를 유물로 대하며 한국 게임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역사를 아카이빙하는 데 집중했다. 넷마블 자체 게임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의 계보와 놀이 문화의 발전 과정을 짚어내는 거시적인 접근에 무게를 뒀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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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뮤지엄 로고.

반면 넥슨뮤지엄은 자사 IP와 이용자의 실제 플레이 데이터를 결합해, 넥슨과 이용자가 함께 쌓아온 시간 자체를 전시물로 삼는 노선을 택했다. 객관적인 산업 역사가 아닌, 가상 세계 속 이용자 개개인의 서사에 초점을 맞춰 관람에 대한 몰입을 더 높인 셈이다.

전통적인 박물관이 박제된 과거를 보여주는 데 그친다면, 두 회사가 구축한 게임 박물관은 관람객의 상호작용과 개인의 추억이 더해져야만 비로소 완성된다.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게임이라는 매체가 가진 대중문화적 위상을 치열하게 보존하려는 시도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