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6월까지 봉쇄 땐 두바이유 179달러까지 뛸 수도"

에너지경제연구원 "4월 말 종료 땐 하반기 안정"

디지털경제입력 :2026/03/24 16:56    수정: 2026/03/24 17:09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최대 179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고유가 장기화에 따라 경상수지와 물가, 실물경제 전반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한 만큼 추가 대응책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4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종료 시점에 따라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60~179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발표했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 개시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걸프 산유국의 원유 수출 경로가 직접 차단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약 2100만 배럴이 통과하는 글로벌 원유 공급의 핵심 병목 구간으로,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3분의 1이 이곳을 지난다.

2023년 12월 10일(현지시간) 공중에서 촬영한 이란 호르무즈 해협과 케슘섬 (사진=로이터/뉴스1)

두바이유는 사태 직후 급등해 지난 23일 기준 배럴당 169.7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고점인 113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두바이유는 지난 2월 27일 배럴당 71.24달러에서 약 한 달 만에 2배 이상 뛰었다.

에너지연구원은 호르무즈 봉쇄가 4월 말 종료되는 시나리오에서는 4월 중 두바이유가 배럴당 16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5월 사태 종료와 함께 대기 물량 출회, 설비 재가동이 이뤄지면서 6월부터 정상 공급이 재개되고, 하반기에는 86~95달러 수준으로 수렴해 연말에는 83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봉쇄가 6월 말까지 이어지는 시나리오에서는 6월 중 두바이유가 배럴당 179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봤다. 연구원은 봉쇄가 4개월간 지속되면 공급 부족이 누적되고 전략비축유 소진이 빨라지면서 상방 압력이 극대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경우 4분기에야 86달러 수준으로 수렴하고 연간 평균 유가는 107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전망은 올해 1월 기준 시나리오에 호르무즈 사태에 따른 추가 공급 충격을 반영한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OPEC 9개국 순공급 감소 규모를 하루 1069만 배럴로 추정했다. 호르무즈 봉쇄에 따른 전체 공급 영향 물량 2100만 배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등의 파이프라인을 통한 우회 수출 물량 900만 배럴을 제외한 수치다.

연구원은 국제에너지기구(IEA) 비상재고 4억 배럴이 지난 3월부터 305일간 하루 131만배럴씩 균등 방출된다는 가정도 적용했다. 다만 이란의 그림자 선단 물량은 제외했고, 중동 정유·수출 인프라의 물리적 파괴는 없으며, 비OPEC 공급은 증산 시차를 고려해 기준 시나리오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제했다. 수요 역시 초기 3개월은 비탄력적인 것으로 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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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연구원은 향후 유가 흐름의 핵심 변수로 봉쇄 해제 시점과 공급 정상화 속도를 꼽았다. 봉쇄가 4개월 이상 장기화하거나 IEA 재고 방출 여력이 축소되고, 정유·수출 인프라에 물리적 피해가 발생할 경우 유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조기 휴전과 봉쇄 해제, IEA의 추가 공조 방출, 고유가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가 나타나면 상승 폭은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고유가 장기화가 경상수지와 물가, 실물경제 전반에 상당한 파급을 미칠 것"이라며 "현행 대응조치의 실효성을 지속 점검하는 한편, 봉쇄 장기화에 대비한 추가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특정 수송로에 공급이 집중된 구조적 취약성이 다시 확인된 만큼 중장기 에너지 안보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