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심의’ 논란에 휩싸였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폐지되고 최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여전히 정치적 편향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치권이 위원회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현재 추진 중인 방송법 ‘공정성’ 조항 삭제가 규제를 완화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전반적인 인사 제도와 심의 시스템을 개혁해 방미심위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통령이 방미심위원장 임명…“정치권 예속 구조”
김희경 공공미디어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열린 ‘합리적인 방송미디어 심의제도 개선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아 “방미심위의 위원 구성 형태가 실질적으로 민간 위원회의 형상을 갖추지 못하고 행정 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공포된 방미통위 설치법에 따라 방미심위 위원장은 민간인 신분에서 ‘정무직 공무원’으로 변경됐다. 지난 12일 열린 방미심위 첫 전체회의에서 위원장 후보로 선출된 고광헌 위원은 국회 인사청문회와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방미심위의 정치적 예속성이 화두에 올랐다.
문성철 방미심위 정책연구센터 연구분석팀 팀장은 “지난 시기를 돌아보면 제도보다는 사람의 문제가 더 컸다”며 “정파적 이념과 정치적 행위를 통해 위원회가 스스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주체가 되고 말았다”고 분석했다.
박성호 MBC플러스 부국장은 “방심위는 원래 민간 기구였지만, 2008년부터 정부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현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밑으로 들어가며 예산과 위원장 선임 등 문제가 정치권에 귀속되는 구조적 한계가 발생했다”며 “방미심위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다른 정권도 심의를 정치적 도구로 쓸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공정성’ 조항 없어져도 규제는 그대로
현재 윤석열 전 정부에서 논란이 된 심의의 정치적 편향성을 해결하기 위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정성 심의’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방송법 32조와 33조에 명시된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 심의’를 ‘방송의 공공성 및 공적책임 심의’로 변경하는 안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다.
전문가들은 공정성 조항 삭제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대체된 ‘공적책임’이라는 개념이 너무 넓다(모호하다)”며 “방송법 제6조에 여전히 ‘방송에 의한 보도는 공정하고 객관적이다’라는 규정이 있는 한 심의기관에서 방송 보도를 계속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성 개념이 없어져도 객관성 밑에 공정성과 균형성을 둬 실질적으로 심의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 부국장도 “지난 정권 때 공정성과 객관성이라는 조항을 문제 삼아 방송사에 제재를 가해 논란이 됐다”며 “이 때문에 구조적 한계가 결국 공정성 심의의 문제인 것처럼 포장됐다”고 말했다.
사후 감독이 ‘정치 심의’ 대안
김 연구위원은 결국 방미심위의 정치적 편향성은 인사와 의결 시스템 등 구조의 문제이며, 위원 선임 절차의 독립성과 의결 방식 합의제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인사 검증 절차를 제도화하고 위원장과의 유착 관계를 끊어내기 위해 사무총장 임명동의제, 여야 합의가 필수적인 특별다수제 등 정치적 남용을 막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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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업자 자율 규제와 국가 행정 규제의 결합, 사후 규제 시스템을 ‘정치 심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가는 사업자 자체 시스템 혹은 방미심위 가이드라인을 사후 감시, 감독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문성철 방미심위 팀장도 “행정권에 의한 사전 검열이 언론 표현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뼈 아프게 계속되고 있다”며 “민간, 자율 규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지속적으로 논의돼 온 방미심위 문제점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사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