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억년 전 흔적 담긴 화성 크레이터, 이렇게 생겼다 [여기는 화성]

ESA 마스익스프레스, 아라비아 테라 분화구 포착

과학입력 :2026/03/11 13:21    수정: 2026/03/11 15:23

붉은 행성 ‘화성’에서 가장 오래된 크레이터 중 하나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우주과학 매체 스페이스닷컴은 유럽우주국(ESA)이 최근 공개한 화성 북반구 아라비아 테라 지역의 크레이터 사진을 보도했다.

유럽우주국(ESA)의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가 2024년 10월 12일에 촬영한 이미지의 일부로, 화성의 고대 아라비아 테라 지역의 수많은 크레이터로 뒤덮인 고지대를 보여준다. (사진=ESA/DLR/FU Berlin)

37억 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지역은 수십억 년 동안 이어진 충돌과 화산 활동, 침식 작용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지형을 보여준다. 해당 이미지는 ESA의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가 2024년 10월 12일 화성 궤도 2만 6233번째 비행 중 촬영한 것이다. ESA는 이후 해당 데이터를 정밀하게 처리해 색상과 지형 정보를 강화한 이미지로 재구성해 공개했다.

아라비아 테라 지역 내에서 이미지 위치 (사진=ESA)

사진 중앙에는 지름 약 130㎞에 달하는 충돌 분지인 ‘트루벨로 크레이터’가 자리하고 있다. 가장자리가 부드럽게 마모되고 내부가 일부 메워진 모습은 이 크레이터가 매우 오래된 지형임을 보여준다. 또한 바닥 곳곳에 새겨진 작은 크레이터들은 운석 충돌이 한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 반복됐음을 시사한다.

트루벨로 크레이터 바로 왼쪽에는 더 오래되고 심하게 침식된 또 다른 대형 분지가 존재한다. 이 분지는 가장자리가 거의 완전히 마모된 상태이며, 트루벨로 크레이터가 이 침식된 분지를 일부 파고든 형태를 보인다. 이는 인접한 분지가 먼저 형성된 뒤 이후의 충돌로 트루벨로 크레이터가 만들어졌음을 의미한다.

분화구 바닥은 마그네슘과 철, 휘석, 감람석 같은 광물을 포함한 어둡고 광물질이 풍부한 암석으로 덮여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화산 기원의 암석이 운석 충돌로 지표 아래에서 드러난 뒤, 바람과 중력의 작용으로 다시 분포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아라비아 테라 지역의 많은 충돌 크레이터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다.

트루벨로 분화구와 그 고대 동반 분화구 바닥을 덮고 있는 어두운 암석을 근접 촬영한 이미지. 이미지 중앙 왼쪽에는 훨씬 더 어두운 바르칸 사구가 보인다. (사진=ESA)

이번 이미지는 마스 익스프레스에 탑재된 고해상도스테레오카메라(HRSC)로 촬영됐다. 2003년 화성에 도착한 이후 이 탐사선은 20년 넘게 화성 궤도를 돌며 표면 지형을 꾸준히 관측해 왔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공개는 완전히 새로운 촬영 사진이 아니라 과거 관측 데이터를 재처리해 색상과 지형 정보를 더욱 정밀하게 드러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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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전반에 보이는 어두운 줄무늬와 얼룩은 화산 물질이 분포한 흔적으로 보이며, 초승달 모양의 바르칸 사구는 오늘날에도 화성 표면을 변화시키는 바람의 방향을 보여준다. 또한 능선과 홈이 형성된 길이 약 20㎞의 밝은 색 언덕은 물이 존재했던 환경에서 형성되거나 변형된 광물을 드러낸 것일 가능성이 있다. 이런 광물은 주변 지형보다 밝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이 같은 지형적 특징들은 수십억 년 동안 아라비아 테라 지역을 형성해 온 지질학적 과정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미 잘 연구된 지역이라 하더라도 기존 관측 데이터를 최신 처리 및 분석 기술로 다시 살펴보면 새로운 과학적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스 익스프레스는 현재도 화성 궤도를 돌며 화성 표면과 지질 환경에 대한 중요한 관측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