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외식업계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되레 가격 인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는 반대로 주요 브랜드들이 2월과 3월 들어 잇따라 가격 조정에 나서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버거킹은 지난달 12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다. 버거 단품 기준 인상 폭은 200원, 스낵과 디저트 등 사이드 메뉴는 100원 수준이다. 대표 메뉴인 와퍼는 7200원에서 7400원으로, 와퍼주니어는 4800원에서 5000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한국맥도날드도 지난달 20일부터 일부 메뉴 가격을 조정했다. 단품 기준 35개 메뉴가 대상이며 평균 인상률은 2.4%, 인상 폭은 100~400원 수준이다. 맥도날드는 고환율과 원재료,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들며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맘스터치도 이달 1일부터 일부 메뉴 가격을 올렸다. 단품 기준 43개 품목이 대상이며 평균 인상률은 2.8%다.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 단품은 4900원에서 5200원으로, 후라이드빅싸이순살은 1만1900원에서 1만2900원으로 조정됐다.
빵은 내렸는데...왜 햄버거만 올랐나
최근 밀가루와 설탕 가격이 내려가면서 SPC와 CJ푸드빌 등 제빵 프랜차이즈가 빵과 케이크 가격을 인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가운데 맘스터치는 공정위의 물가 안정 협약식이 열린 날 가격 인상을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당장 지난주 공정위와 협약을 맺은 롯데리아와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 등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분위기다.
다만 업계에서는 결국 경쟁사 움직임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말도 나온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시장 선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후발 업체들도 안 올릴 이유가 없어지는 구조”라며 “햄버거 업계도 1위 업체가 먼저 가격을 조정하면 다른 브랜드들이 시장 상황과 수익성을 보며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햄버거 지불 의향 높아”…업계는 눈치보기
햄버거 가격 인상이 다른 외식 품목보다 상대적으로 용이한 배경으로는 소비자 인식 변화도 거론된다. 또 다른 외식업계 관계자는 “햄버거는 이제 간식보다 한 끼 식사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강하다”며 “상시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등 가성비가 있다는 인식이 있어 소비자 지불 의향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격을 올린 브랜드들이 상대적으로 수익성 개선 압박이 큰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운영하거나 수익성 중심 경영을 하는 브랜드일수록 가격 조정 필요성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며 “원가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선두 업체가 움직이면 후발 업체도 따라가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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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부의 물가 안정 당부가 나온 상황에서 주요 브랜드들이 같은 시기 비슷한 이유를 내세워 가격을 올린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공정위가 외식 물가와 관련해 업계 자율 안정 노력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햄버거 프랜차이즈만 거꾸로 움직이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외식업계 관계자는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원재료뿐 아니라 임대료, 배달 수수료, 인건비 비중이 커 가격 압박이 누적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공공 메시지가 강한 상황에서 어떤 브랜드는 올리고 어떤 브랜드는 버티고 있어 업계 전체가 눈치를 보고 있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