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HBM 필요없는 인공지능 반도체 나왔다

DGIST, 수소 원자 정밀 제어로 연산·저장 동시 수행…기존 메모리 한계 돌파

과학입력 :2026/03/05 18:48

인공지능(AI) 연산에서 GPU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이 필요없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수소기반 반도체 소자가 세계 처음 개발됐다.

이 소자는 수소인 2단자 기반으로 인간의 뇌처럼 학습과 기억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DGIST는 나노기술연구부 이현준 책임연구원(교신저자)과 노희연 전임연구원(제1저자) 연구팀이 전기 신호로 수소를 정밀하게 조절해 스스로 학습하고 기억하는 반도체 소자를 구현했다고 5일 밝혔다.

이현준 책임연구원은 전화통화에서 "과학기술계에서 탄소를 이용한 반도체 연구는 상당부분 진척돼 있지만, 수소로는 처음"이라며 "수소는 탄소와는 달리 반응 시간이 빠른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2단자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한 연구진. 왼쪽부터 DGIST 이현준 책임연구원, 노희연 전임연구원, 이신범 교수, 이명재 책임연구원, 경북대학교 우지용 교수.(사진=DGIST)

최근 인공지능(AI) 추세에 따라 데이터 처리량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기존 컴퓨터는 연산과 메모리가 분리돼 있어 속도 저하와 전력 소모가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의 뇌를 모방해 연산과 저장을 동시에 수행하는 ‘뉴로모픽 반도체’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반도체 핵심이 전기 신호에 따라 전도도가 변하고 이를 유지하는 '인공 시냅스 소자'인데, 연구팀이 이를 ‘수소’로 구현했다. 전기장을 이용해 수소 이온(H⁺) 주입과 배출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방식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소자 집적도가 높고 제조 공정이 단순해 차세대 고집적 AI 칩 제작에 유리한 ‘2단자 수직 구조’에서 구현했다. 그동안 수직 구조에서 수소 이동을 정밀하게 제어해 인공지능 동작을 구현한 사례는 없다.

연구팀은 이 수소 기반 인공지능형 소자는 1만 회 이상 반복 구동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한다고 설명했다. 또 장시간 보관해도 메모리 상태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부연설명했다.

전도도가 점진적으로 변하는 아날로그 특성도 나타나 인간의 뇌 시냅스와 유사한 학습 및 기억 기능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도 입증했다는 것이 연구팀 설명이다.

이현준 책임연구원은 "아날로그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0과 1사이의 비트를 쪼개 연산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기존 메모리가 한 번 연산할 때 이는 여러 비트 연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책임은 "단순히 또 하나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한 것을 넘어, 기존 산소 빈자리 기반 메모리와는 전혀 다른 ‘수소 이동’을 이용한 새로운 저항 스위칭 메커니즘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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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연 전임연구원은 “적층된 반도체 층 사이를 이동하는 수소 원자를 전기적으로 정밀 제어한 최초의 사례”라며, “인공지능 하드웨어 구조 근본을 바꾸고, 차세대 저전력·고효율 뉴로모픽 반도체 시대를 앞당길 핵심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 및 계면 분야 국제 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 앤 인터페이스' 표지눈문으로 게재됐다.

2단자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 연구 성과가 국제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 앤 인터페이스 표지를 장식했다.(사진=DG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