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코트에서 흔히 들리는 운동화의 ‘삑삑’ 소리가 단순한 마찰음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버드대 존 A. 폴슨 공학·응용과학대학연구진은 영국 노팅엄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연구진과 협력해 운동화 소리의 발생 원인을 분석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해당 논문은 2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밑창 마찰 과정서 ‘폭발적 파동’ 발생
연구진은 고속 광학 이미징과 오디오 장비를 활용해 부드러운 고무가 매끄러운 유리 표면 위를 빠르게 움직이는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단단한 바닥에서 고무가 마찰할 때 발생하는 날카로운 소리는 신발 밑창과 바닥 사이의 미세한 틈이 빠르게 이동하면서 생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부 실험에서는 이 과정에서 번개처럼 보이는 미세한 불꽃이 발생하기도 했다.
부드러운 고무는 밑창 전체가 동시에 달라붙었다가 한꺼번에 미끄러지는 것이 아니라, 접촉 면적 일부가 빠르고 주름진 파동 형태로 떨어졌다 붙기를 반복하며 접촉 영역 전반으로 확산됐다. 이러한 ‘폭발적 파동’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우리가 듣는 끽끽거리는 진동을 만들어낸다는 설명이다.
그 동안 과학자들은 신발, 자전거 브레이크, 타이어 등에서 나는 삐걱거리는 소리를 표면이 반복적으로 붙었다 떨어지는 ‘스틱-슬립(stick-slip) 마찰’ 모델로 설명해왔다. 이 모델은 문 경첩처럼 단단한 물체 간 마찰에는 잘 적용되지만, 고무처럼 부드러운 재료가 단단한 표면 위를 미끄러질 때는 다르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제1저자인 아델 젤룰리 하버드대 박사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연질 재료의 마찰을 단순한 1차원 스틱-슬립 모델로 완전히 설명할 수 있다는 기존 가정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마찰과정에서 ‘미니 번개’도 포착
연구진은 마찰의 물리적 특성에 대해서도 밝혀냈다. 고전적 스틱-슬립 현상에서는 접촉면 전체가 달라붙었다가 미끄러지는 과정이 반복되지만, 이번 실험에서는 접촉면의 작은 부분만 국소적으로 벌어지며 미끄러지고 나머지 부분은 접촉 상태를 유지하는 양상이 관찰됐다.
특히 일부 실험에서는 마찰 과정에서 미세한 섬광이 포착됐다. 연구진은 이를 ‘미니어처 번개’에 비유했다. 몇몇 경우 이러한 불꽃이 미끄러짐 펄스를 촉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불꽃이 소음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며, 고무가 움직이는 동안 시스템 내부에 전기 에너지가 축적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분석됐다.
또, 연구진은 고무의 움직임 자체보다 형태가 소리의 음높이를 결정하는 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평평한 고무 블록을 유리 위에서 미끄러뜨리면 불규칙한 펄스가 발생해 또렷한 삐걱거림 대신 넓게 퍼지는 ‘쉬익’ 하는 소리가 났다. 반면 고무 표면에 얇은 돌기를 추가하자 펄스가 일정 간격으로 반복되며 특정 주파수의 음이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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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연구와 미끄럼 방지 표면 설계에 도움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신발 밑창 설계를 넘어 지진 현상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이어 등 미끄럼 방지 표면 설계에도 도움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동 저자인 사무엘 루빈스타인 예루살렘 히브리대 물리학 교수는 “마찰은 일반적으로 느린 현상으로 여겨지지만, 운동화에서 나는 끽끽거리는 소리는 지질 단층의 파열과 맞먹거나 그보다 더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며 “그 물리적 원리는 놀랍도록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