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금성에서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거대한 지하 터널 구조를 발견했다.
우주과학 전문 매체 스페이스닷컴은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트렌토대학교의 로렌조 브루초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마젤란 탐사선이 수십 년 전 수집한 레이더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같은 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금성에서 두 번째 용암 동굴 사례 될 가능성
이번 지하 구조물이 실제로 확인될 경우, 금성에서 용암 동굴이 발견된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가 된다. 이는 달과 화성에서 발견된 유사한 지하 구조물이 발견된 데 이어 태양계 내 또 하나의 사례로 추가되는 것이다. 또, 금성이 지질학적으로 이미 활동이 멈춘 ‘죽은 행성’이라는 오랜 통념에 도전하는 증거가 점차 축적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브루초네 교수는 성명을 통해 “금성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여전히 제한적이며, 지금까지 우리는 지구의 쌍둥이 행성인 금성의 표면 아래에서 어떤 과정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직접 관측할 기회를 가져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화산 구멍의 확인은 오랫동안 존재만 가설로 제기돼 왔던 이론들을 검증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성은 항상 짙은 구름층에 덮여 있어 표면을 직접 관측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금성의 지질을 연구하는 데 레이더 영상에 의존해 왔다. 1990년부터 1992년까지 NASA의 마젤란 탐사선은 특수 설계된 레이더 시스템을 이용해 금성 표면의 상당 부분을 지도화했으며, 방대한 양의 레이더 이미지를 수집했다.
연구진, 반사 신호 분석으로 지하 구조 파악
마젤란 탐사선은 금성 표면으로 전파를 송신한 뒤 반사되어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 지형 지도를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표면을 따라 길게 이어진 구덩이 구조들이 포착됐으며, 일부는 수십에서 수천㎞에 이르는 길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지형이 금성 전역에 지하 용암 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브루초네 연구팀은 암반 일부가 붕괴되며 지표가 내려앉는 국지적 지표 붕괴 현상에 주목했다. 이러한 붕괴로 지하의 빈 공간이 드러나면서 채광창(skylight)과 유사한 형태의 구멍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금성 표면을 지배하는 약 1600개의 주요 화산과 100만 개에 가까운 소형 화산 가운데 하나인 닉스 몬스(Nyx Mons) 서쪽 사면에 위치한 특정 지형이 붕괴된 용암관 지붕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신호와 매우 유사한 독특한 레이더 패턴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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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지형 분석 결과, 해당 관로는 지하 수십㎞에 걸쳐 이어져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재까지는 구조물의 일부만 확인된 상태로, 전체 크기와 형태, 구조적 안정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 관측이 필요하다고 브루초네 교수는 덧붙였다.
향후 유럽우주국(ESA)이 개발 중인 금성 궤도선 ‘엔비전’ 임무에 탑재될 예정인 지하 레이더 탐사 장비(SRS·Subsurface Radar Sounder)는 금성 표면 아래 수백 미터 깊이까지 탐사해 지하 공동을 연구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브루초네 교수는 “이 장비는 표면에 직접적인 통로가 없더라도 금성 지하의 잠재적인 통로를 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