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금성에 있는 거대한 팬 케이크 모양 화산의 비밀을 밝혀냈다고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성에는 태양계에서 가장 기이한 모습을 한 화산들이 자리하고 있다. 마치 팬 케이크를 지표면에 얹어 놓은 것 같은 거대하고 평평한 돔 모양의 지형이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이 화산이 두껍고 느리게 흐르는 용암으로 형성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해 왔다.

조지아공과대학 매디슨 보렐리 박사후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이 동그랗고 평평한 화산이 금성의 구부러진 지각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이번 달 초 국제 학술지 ‘지구 물리학연구저널-행성편(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Planets)’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너비 약 145km에 달하는 거대한 돔인 ‘나리나 톨루스(Narina Tholus)’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진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1990년대 마젤란 탐사선이 수집한 레이더 자료를 활용해, 돔의 가상 모형을 만들고 어떤 종류의 용암과 지각이 그런 지질학적 모양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연구했다.
용암 만으로는 돔의 기묘한 모양을 설명할 수 없었다. 연구진은 "우리 모델은 금성의 구부러진 지각이 돔 모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지각의 굴곡이 심할수록 돔의 윗부분은 더 평평해지고 측면은 더 가파르게 된다"고 밝혔다.

금성의 지각은 두꺼운 용암이 쌓이면 살이 많은 동물 피부처럼 움푹 패이고 변형될 수 있다. 연구진은 용암이 구부러진 암석권 위로 흐르는 것을 시뮬레이션해 녹은 암석이 퍼지는 것을 멈추고 쌓이면서 팬케이크 돔처럼 평평한 윗부분과 가파른 측면을 만드는 것을 확인했다. 이 모델은 이전 연구에서 일부 돔 주변에서 발견되었던 지각 돌출부도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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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용암이 이런 지형을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물의 밀도보다 두 배 이상 밀도가 높고 케첩보다 점성이 1조 배 이상 높은 초고밀도 용암 만이 이런 돔 모양을 형성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런 용암이 이 거대한 구조물에 완전히 정착하는 데 최대 수 십만 년이 걸렸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은 단 하나의 돔에만 기반한 것으로 아주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향후 연구진은 베리타스(VERITAS), 다빈치(DAVINCI) 등 NASA 탐사선들이 수집한 자료를 통해 이 이론을 검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