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구리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고 야후파이낸스 등 외신들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리 가격은 2025년에만 40% 이상 상승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현재까지 9% 넘게 올랐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의 가격은 온스당 6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도 구리 3개월물 선물 가격이 장중 전일 대비 7.5% 급등한 톤(t)당 1만 4,125달러(약 2,024만 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제 활동의 선행 지표
금과 은이 투자 심리나 거시 경제 전망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과 달리, 구리는 주로 실물 수요에 의해 가격이 움직이는 산업 금속이다. 전력망이나 건설, 산업 기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구리는 경제 활동의 선행 지표로 통한다. 이 때문에 ‘닥터 코퍼(Dr. Copper)’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구리 가격 상승은 일반적으로 산업 수요 확대와 경제 성장 기대를, 가격 하락은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골드만삭스 리서치의 이언 딘스모어 분석가는 “인공지능(AI)과 국방 산업의 발전으로 안정적인 에너지 네트워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구리는 전 세계 전력망과 전력 인프라 투자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는 원자재”라고 분석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인식되고, 은은 금과 산업 금속의 중간적 성격을 지닌다. 반면 구리는 대부분 산업 현장에서 즉시 사용되는 실물 자산으로, 보관 목적의 투자 대상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 때문에 세 가지 금속 가운데 실물 경제의 방향성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공급 차질·美 행정부의 관세 부과·AI 투자 등 여러 요인 겹쳐
최근 구리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먼저 칠레와 인도네시아 등 주요 구리 생산국에서 공급 차질과 환경 재해가 발생하며 글로벌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구리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장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했다는 점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동시에 AI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며 구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대량의 구리가 필요하며, 업계에서는 초거대 AI 데이터센터 한 곳당 최대 5만 톤의 구리가 사용될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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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향후 구리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린 시각이 존재한다.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올해 1분기 구리 가격이 톤당 1만3,0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일부 연구원들은 가격 상승세가 정점에 근접했다며 연말에는 톤당 1만1,000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딘스모어 분석가는 “올해 구리 가격의 핵심 변수는 미국 행정부가 연중 중반에 내릴 정제 구리 관세 결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국 내 구매자들이 구리를 선제적으로 비축하면서, 미국 외 지역에서는 일시적인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