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대규모 인터넷 장애가 발생해 일상생활이 마비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전 세계 인터넷이 완전히 멈추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인터넷이 동시에 붕괴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전 세계 인터넷 마비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지 가능성을 짚어보는 기사를 최근 보도했다.
인터넷은 ‘네트워크의 네트워크’다. 가정과 기업, 공공장소 등 다양한 환경에서 기기를 연결하는 수많은 네트워크들이 결합된 구조로 돼 있다. 따라서 전 세계 인터넷이 완전히 마비되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 안에 여러 핵심 인프라 요소가 동시에 영향을 받아야 한다.
“인터넷 구조 상 전체 시스템 장애 매우 드물어”
조지 사이벤코 미국 다트머스 대학 공과대학 교수는 라이브사이언스와 인터뷰에서 “가능성은 있지만, 상당한 자원과 엄청난 우연이 동시에 겹쳐야만 실현될 수 있는 만큼 확률은 매우 낮다”며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이 초기 설계 단계부터 “이질성, 무작위성, 분산된 비동기성을 기반으로 구축됐기 때문에 전체 시스템 장애는 매우 드물며 의도적으로 발생시키기도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가정이나 기업 내부와 같은 로컬 네트워크도 존재하기 때문에 인터넷의 글로벌 기능이 중단되더라도 일부 통신은 계속 작동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에서 정보가 이동하는 방식도 대규모 셧다운 가능성을 낮춘다. 예를 들어 한 스마트폰에서 다른 스마트폰으로 문자 메시지가 전송될 때 데이터는 작은 패킷으로 분할돼 각 패킷이 네트워크에서 이용 가능한 가장 빠른 경로를 찾아 전송된다.
영국 오픈대학교에 따르면, 특정 경로가 손상되더라도 메시지는 다른 대체 경로를 통해 전송될 수 있어, 일부 장애가 곧바로 전체 마비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런 설계 덕분에 해저 케이블 절단이나 대형 인터넷 허브 정전과 같은 물리적 손상이나 시스템 문제 또는 해킹로 인한 소프트웨어 손상으로 인해 전체 네트워크가 완전히 마비되는 상황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대규모 인프라 제공업체가 다운되더라도 중단 시간은 몇 시간 동안만 지속될 뿐 다른 제공업체나 시스템으로 확산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많은 정부와 기업들, 신속 복구와 운영 재개 계획 마련 중
다만 강력하고 예상치 못한 태양 폭풍처럼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한다면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사이벤코 교수는 “많은 정부와 대기업들이 대규모 인터넷 장애에 대비해 신속 복구와 운영 재개 계획을 마련해두고 있다”며 “이러한 계획에는 클라우드 저장 시스템이나 백업 발전기 같은 수단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국가는 대규모 시위나 사회 불안 상황에서 인터넷을 차단하는 사례도 있었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이는 전력망이나 광섬유 케이블 같은 기반 시설을 해체•파괴하거나, 광대역 통신 사업자가 의도적으로 인터넷 연결 속도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이 역시도 비교적 빠르게 복구될 수 있다.
“생각보다 인터넷 회복력 뛰어나”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 선임 연구원이자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최초의 인터넷 연구 교수 윌리엄 더튼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얼마나 빠르게 복구할 수 있는지 놀랄 때가 많다”며 “인터넷의 회복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여전히 많은 이들이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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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터넷 장애의 파급력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설 수 있다. 병원 IT 시스템 등 핵심 기반 시설이 인터넷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전력망과 교통 관리 같은 필수 서비스 또한 인터넷과 긴밀히 연결돼 있어 장기적인 중단이 발생하면 사회적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터넷이 발명된 이후 그 규모가 계속 커지면서, 기반 시설이 과부하되거나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더튼은 이를 ‘흔한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노드가 더 많이 추가될수록 인터넷은 오히려 더 탄력적으로 변한다”며 “성장은 약화가 아니라 강화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가능성 자체는 존재하지만, 인터넷이 완전히 붕괴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