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CES 2026이 확인한 피지컬 AI 열쇠, '디지털 트윈'

이승호 이안 대표

전문가 칼럼입력 :2026/01/20 10:12

이승호 이안 대표

로봇 혁신의 전제 조건은 공간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2026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은 로봇 기술이 더 이상 전시장의 시연용 콘텐츠가 아니라, 산업과 생활 속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전환점임을 보여준 행사였다. 미 소비자기술협회(CTA)가 올해 CES의 핵심 키워드로 '피지컬 AI'를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로봇은 이제 미래형 상상 속 존재가 아니라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독립적인 축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자동차그룹과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공개한 '아틀라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과 유사한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며 큰 주목을 받았다. LG의 '클로이드', 스위치봇의 '오네로 H1' 등 휴머노이드·서비스 로봇들도 실제 가정과 사무 환경에서 활용에 가까운 시연을 선보였다. CES 2026은 "로봇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넘어 "로봇이 어디에서 쓰일 것인가"를 논의한 행사였다.

이승호 이안 대표 (사진=이안)

이러한 흐름 속에서 확인된 핵심은 로봇 기술의 무게중심이 하드웨어 성능에서 공간을 이해하고 처리하는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실 공간은 벽·기둥·설비 같은 고정 구조물뿐 아니라 사람·장비·이동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로봇은 이 환경을 매 순간 해석하고 판단해야 한다.

건물 내부를 이동하는 로봇만 봐도 고정된 구조를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사람이나 장비의 움직임을 예측하며 경로 계획을 실시간으로 재산출하고 충돌 위험을 판단해 적절히 회피해야 한다. 이는 무수히 많은 연산을 필요로 하며 아무리 강력한 센서와 알고리즘을 탑재해도 현실 세계의 모든 변화를 매 순간 완벽하게 해석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이 한계의 대안으로 온디바이스 AI가 주목받고 있지만 필자가 주목하는 또 다른 근본적 해결책은 '디지털 트윈'이다. 이는 피지컬 AI 상용화의 또 다른 축으로, 이미 산업 현장 곳곳에서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내고 있다.

필자는 산업용 디지털 트윈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며 다양한 차세대 산업군에서의 실효성을 두 눈으로 확인해 왔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공간의 구조·설비·배치를 사전에 정밀하게 디지털 모델로 구현한 가상 환경으로, 로봇과 운영 시스템이 이를 공통 기준으로 활용한다.

이미 정의된 정적 요소는 로봇이 매번 새로 인식할 필요가 없다. 그 결과 컴퓨팅 자원은 사람, 이동체, 돌발 상황 등 실제로 변화가 발생하는 요소에 집중할 수 있다. 또 로봇·관제 시스템·센서 네트워크가 동일한 공간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운영 효율성과 안정성이 크게 높아진다. 디지털 트윈은 단순한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로봇 시대 공간 인프라에 가깝다.

CES 2026은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줬다. 글로벌 기업들은 로봇·AI·자동화 기술을 전략적 핵심으로 제시했다. 한국 기업들도 혁신상을 다수 수상하며 기술 경쟁력을 보여줬고 엔비디아가 물리적 AI 구현을 위한 통합 플랫폼을 발표한 것은 소프트웨어-하드웨어-공간 데이터가 결합되는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상징한다. 로봇 시대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로봇의 팔·다리나 센서가 아니라 공간을 얼마나 디지털화해 활용할 수 있는가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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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제조 공장, 물류센터, 병원, 건설 현장, 스마트시티 시설은 모두 로봇이 활발히 작동할 환경이다. 하지만 로봇이 스스로 모든 것을 매 순간 해석하며 움직이는 완전한 자율 환경은 아직 요원하다. 반면 디지털 트윈 기반 공간에서 로봇이 최적화된 방식으로 움직이는 시대는 이미 눈앞에 와 있다. 로봇 기술 진화는 결국 산업 운영 구조 전체의 디지털 전환과 직결된다.

CES 2026이 남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로봇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과 도시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바로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한 공간 인프라 구축이다. 물리적 AI 시대는 하드웨어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이해하는 능력을 준비한 곳에서 먼저 열릴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