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나노 반도체 발광효율 한계 돌파…표면 제어 길 열려

KAIST-스페인 연구진, 차세대 디스플레이· 양자 통신· 적외선 센서 활용 기대

과학입력 :2026/01/14 14:13

그동안 불가능 영역으로 여겨졌던 초소형 반도체 표면 제어를 원자수준으로 정밀하게 다룰 수 있는 신기술이 세계 처음 개발됐다. 기존 반도체 빛 효율 1%를 18.1%까지 끌어올린 덕분이다.

TV, 스마트폰, 조명처럼 빛을 내는 반도체는 우리 일상 곳곳에 쓰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친환경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기술 장벽도 여전하다. 특히 머리카락 굵기(약 10만 나노미터)보다 수만 배 작은 1~2나노 반도체는 밝은 빛을 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산화가 일어나고, 사이즈가 너무 작아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등으로 빛 발현이 되지 않았다.

KAIST 연구진. 앞줄 왼쪽부터 주창현 박사과정생, 연성범 석박사통합과정생(이상 공동 1저자), 뒷줄 왼쪽부터 하재영, 조힘찬 교수, 장재동 연구학생(사진=KAIST)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조힘찬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친환경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나노 반도체 입자인 인듐 포스파이드(InP) 매직 사이즈 나노결정(MSC) 표면을 원자 수준에서 제어하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소재는 ‘매직 사이즈 나노결정’이라 불리는 수십 개 원자로 이루어진 초소형 반도체 입자다. 이 물질은 모든 입자가 똑같은 크기와 구조를 가져 이론적으로는 매우 선명한 빛을 낼 수 있다. 하지만 크기가 1~2나노미터에 불과해, 겉면에 생기는 미세한 결함 때문에 빛이 대부분 사라지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실제로 지금까지는 빛의 효율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존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한 화학 물질인 불산(HF)으로 표면을 깎아내는 방법이 쓰였지만, 너무 강한 반응 탓에 반도체 자체가 망가지는 경우가 많았다.

조힘찬 교수 연구팀은 접근 방식을 바꿨다. 반도체를 한 번에 깎아내는 대신, 화학 반응이 아주 조금씩 일어나도록 정밀하게 조절하는 에칭 전략을 고안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의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빛을 방해하던 표면의 문제 부분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결함 제거 과정에서 생성된 불소와 반응 용액 내 아연 성분은 염화아연 형태로 결합해, 노출된 나노결정 표면을 안정적으로 감싼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기존 1% 미만이던 반도체의 빛 효율을 18.1%까지 끌어올렸다"며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인듐 포스파이드 기반 초소형 나노 반도체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로, 기존보다 18배 이상 밝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힘찬 교수는 "그동안 제어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초소형 반도체의 표면을 원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다룰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물론, 양자 통신, 적외선 센서 등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로의 활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단순히 더 밝은 반도체를 만든 것이 아니라, 원하는 성능을 얻기 위해 원자 수준에서 표면을 다루는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덧붙였다.

원자 단위 정밀 제어 기술을 통한 발광 효율 한계 극복 개념도.(그림=KAIST)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주창현 박사과정과 연성범 석·박사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조힘찬 교수와 스페인 바스크 소재·응용 및 나노구조 연구센터 (BCMaterials) 이반 인판테 (Ivan Infante)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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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지 (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온라인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양자정보과학 인적기반 조성사업, 그리고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지원하는 신진연구자 인프라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