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리티 법안 분기점 앞둔 미국…디지털자산 규율 속도전 본격화

증권성 기준 입법화 첫 관문 1월 15일 상원 은행위 표결

디지털경제입력 :2026/01/11 15:30

미국 내 가상자산(디지털자산) 규율 향방을 가를 주요 일정이 다가오고 있다. 디지털자산의 증권성 판단 기준을 법률로 정리하려는 ‘클래리티 법안 오는 15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심의·표결을 앞두고 있다. 

아직 본회의 통과 단계는 아니지만 입법 논의가 실제 표결 국면으로 진입한다는 점에서 시장과 정책 당국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일정의 의미는 단순한 위원회 회의 이상으로 평가된다. 클래리티 법안은 발의 이후 비교적 장기간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공식적인 마크업과 표결이 예정돼 있다. 이는 법안이 처음으로 ‘논의 대상’이 아니라 ‘결정 대상’이 되는 절차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미 의회에서 마크업은 위원회 차원에서 법안 문구를 조문 단위로 검토하고, 수정안 제출과 표결을 통해 위원회안을 확정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단순 청문이나 토론과 달리, 실제 법안 내용이 손질되고 방향성이 정해지는 단계다. 이 과정을 통과한 법안은 위원회 명의의 공식 안건으로 채택돼 상원 본회의 논의로 넘어갈 수 있다. 업계에서 이번 일정을 법안이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첫 관문으로 보는 이유다.

클래리티 법안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미국 디지털자산 규율 구조를 재정립하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법안은 디지털자산이 언제 증권에 해당하고, 언제 증권이 아닌지를 보다 명확한 법률 기준으로 구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해석과 집행이 사실상 기준처럼 작동해 왔지만, 이를 입법으로 정리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현물 ETF 승인, 기관 자금 유입, 시장 인프라 확장과 맞물린 변화로도 읽힌다.

스테이블코인과의 연결 지점도 분명하다. 클래리티 법안이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규율하는 법안은 아니지만 증권성 판단의 틀을 먼저 정리함으로써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위치를 보다 명확히 하는 선행 입법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증권성 논란이 정리될 경우 향후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 입법 논의 역시 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미국 국회)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에서도 이번 일정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디지털자산 규율은 글로벌 시장에서 사실상의 기준점 역할을 해왔고, 국내 정책 논의 역시 이를 참고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성 판단 기준과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라는 두 축에서 미국의 입법 방향은 국내 논의에서 반복적으로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국내 거래소 운영, 토큰 발행 구조, 스테이블코인 활용 모델 모두가 미국 규율 변화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도 높다.

관련기사

다만 이 과정에서 한미 간 온도 차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이 위원회 표결 단계에 진입하며 제도 설계의 윤곽을 구체화하는 동안, 한국은 여전히 개념 정리와 제도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지털자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전반에 대한 논의가 공청회와 연구 용역 수준에서 반복되면서 실제 입법 절차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