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편의점 매대 주인공은 셰프와 캐릭터였다. 지난해 방영된 흑백요리사 열풍이 식지 않으며 셰프 협업 상품이 대거 출시됐고 유명 지식재산권(IP)을 내세운 상품이 전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여기에 일본 직수입 상품까지 가세하며 편의점업계 차별화 경쟁이 불이 붙었다.
흑백요리사 열풍 지속…유명 셰프 협업 간편식 선보여
올해에도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는 유명 셰프와 협업한 간편식을 연이어 선보였다.
GS25는 에드워드 리 셰프와 손잡고 편의점 먹거리 초격차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차별화 먹거리 공동 개발에 나섰다.
에드워드 리는 지난해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 준우승했고 지난 11월에는 아시아-태평양 경제 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총괄 셰프로 환영 만찬을 총지휘했다.
이들은 ▲주류 ▲프레시푸드 ▲냉장 간편식 ▲안주류 등을 공동 개발해 시리즈로 선보였다. 대표 상품은 이달 초 출시한 ▲폭립갈비함박 도시락 ▲고추장바베큐 풀드포크 김밥 ▲버번소스돈목살덮밥 등 간편식 3종이다.
해당 상품들은 각각 도시락, 김밥, 냉장밥 부문에서 매출 1위를 달성했고 이중 폭립갈비함박 도시락은 2주 동안 판매 수량 25만개를 돌파했다. 단일 시리즈가 여러 간편식 부문에서 동시에 매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U는 흑백요리사 우승자인 ‘나폴리맛피아 권성준’ 셰프, ‘급식대가’ 이미영 조리사, 정지선 셰프 등과 협업했다. 세븐일레븐은 최강록·박은영·안유성 셰프 협업 상품을 출시했고 이마트24도 김도윤·최현석·여경래 등과 협업한 바 있다.
셰프 협업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흑백요리사2’가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조기에 협업 경쟁에 나서고 있어서다. 이마트24는 흑백요리사2 방영 전에 ‘백수저’로 출연한 손종원 셰프와 사전 단독 계약을 맺고 협업 상품을 빠르게 출시했다.
이제는 ‘예스(YES) 재팬’…직소싱 확대
일본 상품도 편의점 매대로 대거 유입됐다. 과거 ‘노(NO)재팬’ 운동으로 자취를 감췄던 일본 상품이 일본 여행 수요가 회복됨에 따라 친숙도가 높아지며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1~11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82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올해 전체 출국자 수가 2천683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출국자 3명 중 1명은 일본을 방문한 셈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세븐일레븐이다. 세븐일레븐은 전 세계 19개국을 기반으로 하는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인기 상품을 직소싱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본 인기 푸딩 상품인 ‘저지우유푸딩’을 국내에 선보였고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백만개를 넘겼다.
이후 일본 제과 브랜드 ‘후지야’와 협업해 시즌 한정 신상품들을 현지 출시 일정과 맞춰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GS25는 일본 대표 할인 잡화점 ‘돈키호테’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일본 현지 돈키호테에 GS25 PB 상품을 수출하고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돈키호테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CU도 일본 편의점 인기 디저트인 ‘홋카이도 수플레 푸딩’을 직소싱해 총 16만개 한정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출시 약 한 달 만에 완판됐다.
지드래곤 끌고 가나디 밀고…IP 협업 활발
아이돌·캐릭터 등 인기 IP과의 협업도 강화했다. 팬덤 소장 욕구를 자극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주류 카테고리에서는 지드래곤 맥주가 큰 인기를 끌었다. 우선 CU가 지드래곤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과 협업한 하이볼을 지난 4월 말 출시했고 판매 사흘 만에 초도 물량 88만캔이 완판됐다. 또 포켓CU 앱에서 6개입 번들 상품 888개 예약 구매를 진행했고 1초 만에 모두 팔렸다. 이에 CU는 2탄인 ‘피스마이너스 레드 하이볼’을 출시했다.
GS25은 지드래곤이 모델로 참여하고 피스마이너스원, 일본 양조장 히타치노네스트와 협업해 만든 ‘데이지에일’을 출시했다. ‘우리동네GS’ 앱 와인25플러스에서 진행된 사전 예약에서는 준비된 888세트가 1분 만에 매진돼 총 2천664세트(약 1만 6천 캔)가 완판됐다. 오프라인 출시 10일 만에는 전체 맥주 매출 2위에 올랐다.
올해 큰 인기를 끈 캐릭터 IP로는 CU가 선보인 ‘가나디’ 협업 상품이 꼽힌다. 가나디는 카카오톡 인기 이모티콘으로 CU는 지난 4월부터 음료·스낵·교통카드 등 총 16종의 협업 상품을 출시했다. 특히 지난 10월 출시한 ‘가나디 바나나우유’가 150만개 이상 팔리면서 품귀 현상까지 빚었다.
빼빼로데이에도 캐릭터 상품이 매출을 견인했다. CU에 따르면 올해 빼빼로데이 시즌(11월 1~11일)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32.4% 증가했다. 그중 국내외 다양한 캐릭터, 브랜드와 협업한 차별화 상품 매출은 55% 증가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세븐일레븐도 캐릭터 협업 제품 인기에 힘입어 빼빼로데이(11월 1~11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0% 급증했다.
2026년 실적 전망 ‘먹구름’…“단발성 상품 출시 늘 것”
내년에도 이 같은 차별화 상품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 업황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다.
한국신용평가는 내년 편의점 업태에 대해 “업계 신규 출점 속도 조절로 점포당 매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비용 상승 속도가 커 이익 규모는 감소세”라며 “가성비보다 편의성 중심의 업태 특성상 구매 건수·단가에 소비침체 장기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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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최근 ‘2026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를 열고 편의점이 양적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식사 대용품․건강기능식품․소용량 뷰티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라이프 케어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상품 생애주기(PLC)가 4개월로 축소되면서 화제성 높은 단발성 상품 출시를 늘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