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행성서 포착된 우주 나비…"물 흔적 증거일 수도" [여기는 화성]

과학입력 :2025/12/18 16:10    수정: 2025/12/18 16:28

유럽우주국(ESA)이 붉은 행성 화성에서 희귀한 나비 모양 분화구 이미지를 공개했다고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가 최근 보도했다.

ESA는 이 독특한 지형을 ‘나비형 분화구’로 칭하며 ‘우주 나비’라고 표현했다. 다만, 공개된 이미지를 보면 전체적인 형태가 나비보다는 호두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충돌 과정에서 두 개의 덩어리가 분화구 북쪽과 남쪽으로 튀어 오르며 날개처럼 솟아오른 두 개 지형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ESA가 마스 익스프레스가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한 화성의 나비 모양 분화구 이미지를 공개했다. (제공=ESA/DLR/FU Berlin)

날개처럼 보이는 부분은 형태가 다소 불규칙하지만, 큰 호두 모양의 주 분화구 내부에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둥근 모양과 바위로 된 날개 구조는 흔히 나비 분화구라고 불리며, 화성에서 매우 드문 사례로 꼽힌다.

이 충돌구는 화성 북부 저지대에 위치한 이데우스 포사이(Idaeus Fossae) 인근에서 발견됐다. 이지역은 지형이 매우 고르지 않으며 과거 화산 활동이 활발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분화구 크기는 동서 약 20㎞, 남북 약 15㎞에 달해 미국 맨해튼 섬 전체를 덮을 수 있을 만큼 거대한 크기다.

이 분화구의 최신 이미지는 2003년부터 화성을 탐사해 온 ESA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가 수집한 지형 데이터를 이용해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됐다.

제공=ESA/DLR/FU Berlin

ESA는 성명을 통해 "충돌로 인해 분화구의 북쪽과 남쪽으로 뚜렷하게 갈라진 두 개의 물질 덩어리가 솟아올라 마치 날개처럼 펼쳐진 두 개의 융기된 지형을 형성했다”며, “이런 비대칭적인 충돌로 인해 분화구 바닥이 호두처럼 불규칙한 모양으로 조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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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이러한 특이한 분화구가 과거 충돌 당시의 각도와 에너지 강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화성 표면 아래에 숨겨진 지층 구조와, 충돌 당시의 환경 조건을 추정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ESA 연구진은 나비 날개처럼 보이는 지형이 울퉁불퉁한 호두 모양 바닥보다 훨씬 매끄럽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는 해당 물질이 물과 섞여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ESA 관계자는 이러한 현상이 충돌로 인해 화성 분화구 아래에 묻혀 있던 얼음이 녹아 폭발과 함께 방출되면서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