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거, 소비 둔화·경쟁 심화에 연간 매출 전망 하향

중산층 소비 약해지고 자체 브랜드·할인 구매 늘어

유통입력 :2025/12/05 09:08

미국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가 소비 둔화와 식료품 판매 경쟁 심화 등을 이유로 올해 연간 매출 전망의 상단을 낮췄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기존 2.7~3.4%로 제시했던 연간 비교매출 성장률을 2.8~3%로 조정했다.

론 사전트 크로거 임시 CEO는 소비자층 간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으며, 고소득층의 구매력은 유지되지만 중산층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중·저소득층은 지출 규모를 줄이면서 매장 방문 횟수는 늘리고, 비필수 품목 구매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고기처럼 올해 식품 물가 상승을 주도한 품목의 수요도 약화되며 크로거의 분기 단위 판매량 증가세는 둔화됐다.

크로거 매장.(사진=회사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소비자들은 생필품조차 예산을 아끼기 위해 자체 브랜드와 할인 상품 구매를 늘리고 있다. 경제 환경 불확실성 속에서 씀씀이를 줄이고 선택적 소비를 조이는 흐름이 크로거 실적에도 반영됐다. 

크로거의 최신 분기 비교매출 성장률은 2.6%로, 월가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미국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푸드스탬프 지급이 중단되면서 분기 후반 매출에 추가 악영향이 있었다.

회사의 주가는 장중 6% 이상 하락했으며, 올해 누적 기준으론 S&P500 상승률(16%)을 크게 밑도르는 8% 상승에 그쳤다.

경쟁 격화도 부담이다. 월마트는 최근 할인 품목의 절반 이상을 식료품군으로 배치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타깃도 식품·생필품 수천 종 가격을 낮췄다. 일부 유통업체는 경기 둔화 속에서 대량 구매 수요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크로거는 알버트슨스의 인수가 무산된 이후 조직 재편에 들어가 있으며, 물류 효율화를 위해 영국 오카도와 함께 운영해온 일부 전자상거래 물류센터를 내년 1월 폐쇄할 계획이다.

해당 결정으로 회사는 최근 분기에 26억 달러(약 3조8천350억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크로거는 인스타카트 등 외부 배송업체와의 협업을 확대해 2026년 온라인 부문 흑자를 달성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