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이 은하계에서 거대한 삼중성계를 중심으로 먼지로 이뤄진 나선형 구조들이 겹겹이 소용돌이치는 장면을 포착했다고 우주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이 최근 보도했다.
이 삼중성계는 고대 이집트 신화에서 파괴와 혼돈을 상징하는 신 ‘아펩(Apep)’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JWST 중적외선 관측 이미지 속 아펩은 마치 거대한 우주 배아처럼 보인다. 관련 연구결과는 1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에 실렸다.
아펩을 구성하는 세 별 중 두 개는 ‘울프-레이에(Wolf-Rayet)’ 별로, 매우 뜨겁고 거대하며 불안정성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별이다. 강력한 항성풍을 내뿜으며, 엄청난 양의 물질을 방출해 헬륨·질소·탄소가 풍부한 내부를 드러낸다.
특히, 두 개의 울프-레이에 별이 190년 주기로 서로를 공전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두 별이 가까이 접근하면 항성풍이 충돌해 고밀도의 탄소가 풍부한 먼지를 생성하며, 이 먼지는 약 25년마다 나선형 구조를 이룬다.
호주 시드니 맥쿼리 대학교 박사과정 연구원 라이언 화이트는 "이 항성계는 매우 드문 긴 주기를 가진 독특한 항성계"라며, "울프-레이에 쌍성의 다음으로 긴 궤도 주기는 약 30년, 대부분은 2~10년 사이"라고 밝혔다.
2018년 칠레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대형 망원경(VLT)이 관측했을 당시에는 중심부 가장 밝은 나선 구조만 관측됐으나, 이번에 포착된 사진에서는 여러 겹으로 겹쳐진 나선 구조를 뚜렷하게 보여줬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지난 700여 년 동안 이 별들이 4차례에 걸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천문학자 이누오 한은 “JWST의 새 관측 결과를 보는 것은 마치 어두운 방에서 불을 켜는 것과 같았다. 모든 것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2개의 울프-레이에 별보다 훨씬 더 무거운 세 번째 별의 존재도 확인됐다. 아펩은약 8천 광년 떨어져 있어 VLT, JWST의 이미지 이들을 개별적으로 분해할 수 없었으나, 울프-레이에 별에서 방출되는 물질과 항성풍이 상호작용하는 패턴을 통해 세 번째 별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관련기사
- "블랙홀에서 ‘뭔가’ 반대로 튀어나왔다" [우주로 간다]2025.10.16
- 제임스웹, 토성 대기서 ‘이상한 구슬’ 발견 [우주로 간다]2025.09.23
- 우주서 9개월 견딘 이끼…어떻게 가능했나 [우주로 간다]2025.11.24
- 우주서 포착된 초록 소용돌이…"9천년 된 독성 녹조" [우주서 본 지구]2025.11.20
울프-레이에 별의 질량은 태양의 10~20배 사이인 반면, 삼중 동반성은 태양의 40~50배 달하는 초거성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이 별들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팽창하는 나선형 껍질에 깔대기 모양 빈 공간이 생긴다고 밝혔다.
세 별은 모두 초신성으로 폭발할 운명이며, 특히 울프-레이에 별 두 개는 감마선 폭발로 일으킨 후 블랙홀을 남길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