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에서 ‘뭔가’ 반대로 튀어나왔다" [우주로 간다]

제임스웹, M87 블랙홀 역제트 현상 포착

과학입력 :2025/10/16 10:24    수정: 2025/10/16 11:18

과학자들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을 통해 지구에서 5천400만 광년 떨어진 거대 블랙홀 ‘메시에87(M87)’에서 분출되는 거대한 제트 분출 현상을 포착했다고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관측으로 블랙홀 중심부에서 주 제트와 반대 방향으로 뿜어져 나가는 희미한 역제트의 선명한 모습이 확인됐다. 해당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에 실렸다.

JWST가 촬영한 세 가지 적외선 파장의 합성 이미지. 메시에 87의 초대질량 블랙홀에서 분출하는 제트를 보여준다. (출처= Röder J et al (2025), Astronomy & Astrophysics 701)

거대 은하 메시에 87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약 65억 배에 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자리하고 있다. 이 블랙홀에서는 빛의 속도에 가까운 고에너지 입자 흐름(아원자 입자 제트)이 분출되고 있다.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초대형 전파망원경 배열(VLA)의 이전 관측에 따르면, 이 제트는 이중 나선 구조를 하고 있으며 길이가 약 8천 광년에 달한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천체물리학 연구소 천체물리학자이자 해당 논문 공동 저자인 얀 뢰더는 "M87 제트는 지구와 비교적 가까우면서 스펙트럼 전 영역에 걸쳐 매우 밝아 제트 물리학을 연구하기 위한 이상적인 실험실”이라고 밝혔다.

이 블랙홀은 2019년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에 의해 사상 최초로 직접 촬영된 블랙홀로 주목 받았다. 이후 진행된 연구에서 이 블랙홀은 우주 속도 한계의 약 80%에 해당하는 속도로 회전하며, 블랙홀을 둘러싼 자기장이 불과 몇 년 만에 극적으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전파 주파수에서 촬영된 M87 전파 제트의 초대형 배열(VLA) 이미지. 이미지에 보이는 제트는 약 8천 광년 길이다. 은하 중심부의 왼쪽 밝은 지점에서 발생하는데 이곳에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있다. (출처=Pasetto et al., Sophia Dagnello, NRAO/AUI/NSF)

이전까지는 전파, 가시광선, 자외선, X선, 감마선 등을 이용해 제트를 관측했으나, 전파와 가시광선 이미지를 연결하는 핵심 영역인 적외선대의 구조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연구진은 JWST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가 2024년 6월에 촬영한 M87의 적외선 이미지를 사용해 제트를 연구했다. 먼저 은하를 모델링해 빛 방출을 제거하고 추가적으로 별과 먼지, 배경 은하를 제거해 제트 만을 분리해냈다. 이후 정제된 이미지로 4가지 적외선 파장 대에서 제트의 모든 개별 구조를 식별했다.

두 개의 단파장 이미지는 은하 중심 근처에 있는 HST-1이라고 불리는 제트의 가장 밝은 부분 중 하나를 고해상도로 포착했다. 이전 X선 연구에서 HST-1을 모델링한 결과, 두 개의 빛을 내는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음이 발견됐는데, 이번 관측으로 이 구조가 직접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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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장파장 이미지는 주 제트와 반대 방향으로 분출되는 희미한 C자 모양 역제트를 보여준다. 연구진은 “역제트는 전파 사진에서도 보이지만, 이번 적외선 사진에서 얻은 선명도가 매우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파장에서 사진을 지속적으로 촬영하면 제트가 우주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제트와 그 반대 물질이 어떤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 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얀 뢰더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