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 9개월 견딘 이끼…어떻게 가능했나 [우주로 간다]

日 연구진 "놀라운 회복력 보여줘…최대 15년 생존 가능"

과학입력 :2025/11/24 10:41    수정: 2025/11/24 10:41

이끼 포자가 약 9개월 동안 우주의 혹독한 환경에 노출되고도 살아남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우주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20일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 저널에 발표됐다.

일본 홋카이도 대학 후지타 토모미치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확산성 흙이끼로 알려진 ‘피스코미트륨 파텐스’ 이끼 포자(식물이 생식을 하기 위해 만드는 세포)를 2022년 3월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된 노스럽그루먼의 17번째 시그너스 화물 우주선에 실어 우주로 보냈다. 

국제우주정거장 외부에서 약 9개월 간 이끼가 살아남았다. (사진=NASA/ESA/토마스 페스케)

연구진은 이  포자를 ISS 외부에 부착시켜 2023년 1월 지구로 돌아오기 전까지 총 283일 동안 우주 환경에 그대로 노출시켰다.

우주 노출 이후 지구에서 발아한 이끼 포자 (출처=명창현 박사, 고바야시 마이카)

이끼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 중 하나다. 4억 년 전 등장했으며, 더 발달된 식물군에서 볼 수 있는 특징적 구조가 없다. 예컨대 이끼는 물과 영양분을 몸 전체로 운반하는 관다발 조직을 지니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이끼는 매우 강인해 북극 툰드라부터 사하라 사막까지 전 세계의 극한 환경에서 번성한다.

"처음엔 거의 모두 죽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대부분의 포자가 살아남았다"며, "이 작은 식물 세포의 놀라운 내구성에 정말 놀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실험에 사용된 우주 노출 장치와 그 옆에 놓인 100엔 동전 크기를 비교한 모습 (사진=후지타 토모미치)

실제 연구 결과 이끼 포자의 80% 이상이 생존했으며, 그 중 89%는 지구에 돌아온 뒤 실험실에서 다시 발아할 수 있었다. 우주 비행 과정에서 광합성에 관여하는 주요 색소인 엽록소 a는 약 20% 감소했지만, 연구진은 이런 감소에도 불구하고 포자는 건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수학적 모델을 통해 이 이끼 포자체가 우주에서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는 지를 계산했다. 그 결과 약 5천600일 약 15년까지 우주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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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타 교수는 "이 연구는 지구에서 기원한 생명체의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준다”고 밝히며, “이번  연구가 향후 외계 행성의 여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궁극적으로, 이 연구가 달이나 화성 같은 지구 외 환경에서 생태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기를 바란다”며, "저희의 이끼 연구가 그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