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찾아오고 난방 요금 부담이 늘면서 미국에서 암호화폐 채굴할 때 발생하는 열로 난방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경제매체 CNBC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지털 자산 중개업체 K33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 산업은 매년 약 100TWh(테라와트시)의 열을 발생시킨다. 이는 핀란드 전체에 난방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일부 기업가들은 비트코인 채굴에서 발생하는 열을 추운 날씨에 가정이나 사무실 난방에 재활용할 방법을 모색 중이다.
“비트코인 채굴도 하고 에너지도 아낀다”
미국 댈러스에 본사를 둔 비트코인 채굴기업 비트포드디지털의 질 포드 최고 경영자(CEO)는 ″채굴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은 난방비를 상쇄하기 위해 집의 환기 시스템을 통해 배출된다. 낭비될 에너지를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이라며, “집 난방과 같은 가격이지만, 비트코인을 채굴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물론, 비트코인 채굴을 통한 난방이 모든 가정의 전기요금 절감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별 전기 요금과 채굴 장비의 속도 등에 따라 경제적 효과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방 비용을 상쇄할 만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개별 채굴자는 단일 채굴기를 구입해 채굴해 그에 비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열을 활용할 수 있다.
아르겐튬AI(Argentum AI)의 설립자 앤드류 소브코는 ″암호화폐 채굴이나 그래픽처리장치(GPU) 컴퓨팅을 사용해 가정 난방을 한다는 개념은 이론적으로는 기발하다. 컴퓨팅에 소모되는 에너지의 거의 대부분이 열로 방출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추운 곳이나 데이터 센터 등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열을 어딘가로 운반할 수 없기 때문에 산업 단지부터 주거용 건물까지 다양한 환경에 GPU를 함께 배치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소브코는 ″이미 컴퓨팅 열을 건물 난방 시스템 및 농업용 온실 가스 온난화에 활용하는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 바로 이 부분에서 경제적, 환경적 이점이 실질적으로 실현된다”고 말했다.
회의적인 시각도…”가정용 컴퓨터로 불가능…채굴 확률도 ↓”
하지만 회의적인 의견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 사이먼 경영대학원 데릭 모어 교수는 “가정 난방의 미래가 암호화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산업용 암호화폐조차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모어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은 현재 매우 전문화됐기 때문에 가정용 컴퓨터로 비트코인 채굴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 난방 기기는 단순히 전기를 사용해 방을 데우는 공간 히터처럼 보인다. 집을 데우는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채굴을 해도 비트코인을 성공적으로 채굴할 확률은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향후 비트코인 난방 시스템 실현 가능”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의 독립형 채굴 장비가 더 널리 보급되면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지역에서 비트코인 난방 시스템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 랄프로우 에너지 연구소의 니키 모리스 소장은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열을 어떻게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까? 난방부터 수영장 물 데우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전력 소비량 대비 운영 효율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 난방이라는 개념이 아직 초기 단계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 그 작동 원리나 더 광범위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암호화폐 채굴은 거래 가능한 디지털 자산을 생산하기 때문에 전력 소비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며, 전력 공급원은 전력망, 천연가스, 태양광, 풍력 또는 배터리 발전 등 다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복합 용도 건물이나 아파트 단지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실제로 일부 마을서 난방 테스트 중
현재 소프트웜이라는 회사가 비트코인 열을 재활용해 겨울을 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미국 아이다호 주 칼리스 마을의 여러 상점과 사업체들이 소프트웜의 채굴 및 난방 장비를 시험하고 있다. 자동차 세차장 주인은 눈을 녹이고 물을 데우기 위해 세차장을 데우는 데 하루에 25달러를 지출했으나, 비트코인 채굴 기계를 설치한 후 채굴에서 나오는 수익이 운영비보다 많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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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웜을 이끌고 있는 케이드 피터스는 CNBC와 인터뷰에서 ”기존 난방기는 에너지만 소비하고 수익은 없다. 하지만 비트코인 채굴기를 설치하면 운영 비용보다 비트코인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 산업용 콘크리트 회사는 2,500갤런 물탱크를 데우는 데 드는 월 1천 달러의 비용을 비트코인으로 상쇄하고 있다.
피터슨은 2년 반 동안 비트코인 채굴 장비를 사용하여 자신의 집을 난방해왔으며, 앞으로는 난방이 거의 모든 것에 동력을 공급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