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기만 하면 치아 재생되는 치약 나온다

英 노팅엄대학 등 국제 연구진, 치아 법랑질 재생시키는 젤 개발

과학입력 :2025/11/06 14:19    수정: 2025/11/06 16:25

손상된 치아의 법랑질을 재생시키는 혁신적인 젤이 개발돼 주목되고 있다고 과학전문매체 뉴아틀라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됐다.

영국 노팅엄대학교 연구진이 국제 공동연구팀과 함께 개발한 이 젤은 법랑질을 단순히 보호하는 수준을 넘어 치아를 실제로 재생시킬 수 있는 단백질 기반 생체 모방 젤이다. 치과에서 불소 도포를 하듯 치아 표면에 바르면 얇은 층이 형성돼 치아 내부로 스며들어 미세한 균열이나 구멍을 메워주는 역할을 한다.

치아에 바르면 손상된 치아 법랑질이 재생되는 젤이 개발됐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 젤은 다른 이온들을 끌어당기는 지지대를 형성해 ‘에피택셜 광물화(epitaxial mineralization)’라는 과정을 통해 새 광물의 성장을 촉진한다. 이렇게 형성된 광물은 기존 조직과 자연스럽게 융합해 새로운 치아 법랑질을 형성해 치아를 재생시킨다.

노팅엄대 박사후 연구원 압샤르 하산 박사는 "치과 법랑질은 독특한 구조를 지녀 평생 동안 물리적·화학적·열적 손상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한다”며, "이번 소재는 결정 성장을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촉진해 건강한 자연 법랑질의 구조를 복원한다"고 밝혔다.

왼쪽 사진은 침식된 아파타이트 결정, 오른쪽은 2주 간의 치료 후 에피택셜 광물화를 통해 재생된 법랑질 결정을 보여준다. (사진=노팅엄 대학교)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약 37억 명이 각종 구강 질환을 겪고 있으며, 그 중 치아 가장 바깥쪽인 법랑질 퇴화가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충치나 이갈이, 과격한 칫솔질, 위산 역류 등 여러 요인에 인해 법랑질이 닳지만 한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복구되지 않아 치료가 까다롭다.

하산 박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엘라스틴 유사 재조합체(ELR)를 기반으로 조정 가능한 탄성 초분자 매트릭스를 개발했다”며, "이 젤은 치아 표면의 부식 정도에 상관없이 적용 가능하며, 법랑질의 미세 구조와 기계적 특성을 복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발치된 어금니를 산으로 부식시켜 손상된 치아를 재현한 뒤, 젤을 발라 코팅하고 건조시켰다. 이후 타액의 이온환경을 모사한 용액에 담근 결과, 코팅층 내부에서 플루오르아파타이트(fluorapatite) 나노 결정이 자라났고, 이는 자연 치아의 에나멜 층과 거의 동일한 구조와 강도를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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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동칫솔로 1년치 양치에 해당하는 마모 실험, 씹기·이갈이 등의 기계적 하중 실험을 수행한 결과, ELR 코팅 치아가 자연 치아보다 마모나 파절, 산 부식에 더 강한 내구성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인공 타액과 실제 인간 타액 환경 모두에서 동일하게 재현돼 한 번의 코팅으로도 자연 법랑질을 재생하고 일상적 사용을 견딜 수 있음을 입증했다.

노팅엄 대학교 생체의공학·생체재료학과 학과장 알바로 마타 교수는 "이 기술은 임상의와 환자 모두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며, "이 기술은 다재다능하여 법랑질 손실 및 상아질 노출과 관련된 다양한 치과 질환으로 고통 받는 모든 연령대의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