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기술에 힘입어 보건의료 영역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 세계는 디지털 헬스케어(Digital Healthcare)를 통한 신종 감염병, 초고령화 시대, 지역 간 건강 격차 해소 등 우리 앞에 놓인 적대적 환경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국내·외 디지털헬스산업의 가장 정확한 전망을 제시할 것이다. [편집자 주]
차바이오그룹이 내년도 가동을 목표로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건립 중인 세포·유전자 바이오플랫폼(Cell Gene Bioplatform, 이하 CGB).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분야 단일 시설로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될 이 시설에는 기존에 국내에서는 없었던 K-제약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센터도 들어설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는 바로 차바이오그룹이 캠브리지혁신센터(CIC)와 손잡고 구축할 ‘CGB-CIC 오픈이노베이션센터’다. 3천평 규모로 만들어질 이 센터에는 국내외 바이오벤처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다.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업과 네트워크도 이뤄진다.
양은영 차바이오그룹 글로벌 BD본부장(부사장)은 수년간 프로젝트를 구상해 왔다. 현재 차바이오그룹에서 센터 설립을 주도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4일 성남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만난 양 부사장으로부터 CGB-CIC 센터의 최초 구상부터 추진 과정에 대해 들을 수 있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30여 년간 재직해 온 그는 우리 바이오헬스 기업의 역동성과 다양성에 대해 “글로벌 수준”이라고 칭찬하면서도 한국의 글로벌 거대 제약회사를 키워내기 위한 생태계 구축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일은 선택‧집중‧일관성을 갖되 롱텀과 숏텀으로 구분해야 한다”
약사 출신인 양은영 부사장은 지난 2022년 5월 12년여 몸담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떠나 차바이오텍 최고사업총괄(CBO)로 적을 옮겼다. 신설 부서였다. 앞서 양 부사장은 삼성에서도 바이오 분야 신사업을 맡은 바 있다.
-통상 초기 세팅은 힘이 드니까 꺼리는데,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확장성을 추구한 것은 업무를 맡다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한 결과겠지. 물론 내 성향일 수도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제약바이오 업계에 몸담았지만, 만약 대학졸업 시절로 돌아간다면 그냥 약사로 평범하게 사는 길을 선택할 것 같다(웃음).
미국 약사를 준비할 때도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부딪혔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IMF 시절이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연락이 없었다. 6개월 동안 무급으로 바이오기업에서 일하다가 외국계 제약사로 옮겨 영업을 했다. 그때만 해도 약사 영업 1호라고 하더라.”
-집에선 약사 대신 회사를 선택한 것에 불만도 있었을 것 같다.
“실제로 그랬다. 시골에서 열심히 농사지어서 서울대를 보내 놓았더니 영업이나 하고 있느냐고 핀잔을 듣기도 했다. 사실 나는 뭘 하고 싶다고 해 본 적이 없었다. 우리 세대의 특징일 수도 있다. 주어진 일을 생존을 위해서 해왔던 거다. 하지만 로슈와 일라이릴리 등에서 일하면서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도 그들 못지않게 잘 되길 바라게 됐다. 외국계 회사에서의 경험을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살리고 싶었다.”
-이후 삼성 시절을 조금 짚어보자. 원래는 제약 쪽으로 돌아올 생각은 없었다고.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했다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이어진 셈이다. 첫 바이오시밀러 개발 당시 마케팅부터 기술이전 업무를 맡았다. 당시만 해도 바이오시밀러 초창기라 글로벌 허가 과정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관련 업무를 했고.”
7년 전부터 랩센트럴보다 업그레이드 오픈이노베이션랩 구상
-세포‧유전자치료제(CGT)와 신약개발에의 관심이 차바이오그룹 행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었다.
“시어머니께서 암이 전이돼 돌아가시는 것을 보면서 결국 CGT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이 시장이 오고 있다. 차바이오그룹으로 옮기고 나서 아스텔라스와 기술이전을 추진했다. 아스텔라스는 글로벌 CGT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그들과 기술이전을 성사시킨 이후 추가 파이프라인 개발이 필요했다. 차바이오그룹 계열사도 관장하라고 해서 글로벌BD 본부장으로 계열사 비즈니스 기술이전을 비롯해 신사업과 사업 콘셉트 모델 창출과 같은 일을 하고 있다. CGB-CIC를 위한 미국 파트너를 직접 찾기도 한다.”
-CGB-CIC 오픈이노베이션센터 구상을 꽤 오래전부터 해왔다고 들었다.
“일을 할 때는 선택과 집중,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다. 집중하되 장기적으로, 중요하지만 단기간에 해내야 한다.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이 바로 CGB-CIC다. 2018년부터 생각해 온 프로젝트인데, 지난해 4월 CIC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전략 초기 단계가 시작됐다. 올해 디자인에 대한 계약을 맺으면서 프로젝트가 본 궤도에 돌입했다.”
-지난 7월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CGB-CIC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바이오 허브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에는 이미 여러 유사 시설이 있지 않나.
“런칭해서 실현되기 전까지 이해가 어려울 거다. 국내에서는 이런 모델을 구현한 경우가 없었다. 이 같은 인큐베이션랩이 왜 중요한지도 당장은 공감이 어려우리라 본다. 하지만 모든 혁신의 시작은 다 이러했다. 비트코인만 봐도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아무도 관심이 없지 않았나. 현재는 국내에서 해외의 랩을 표방해 우후죽순으로 난립하게 된 것이다.”
-기존 시설과 CGB-CIC는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
“국내 오픈이노베이션랩은 사무공간을 싸게 제공하는 데 그치고 있다. 2012년 랩센트럴(LabCentral)이 생기면서 인큐베이션 허브의 강력함이 알려졌다. 미국의 인재들은 창업하길 원한다. 여기에 벤처 캐피털이 모인다. 창업자가 오직 아이디어만 갖고 오면 세팅된 기반 시설을 활용해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우린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작정이다. 공간과 장비, 네트워크가 융합되는 결합을 말이다. 우선 입주 연구자와 기업은 모든 연구 장비가 세팅된 연구 공간을 받게 된다. 기기 관리부터 실험 자재 소모품까지 전부 제공된다.”
(랩센트럴은, 미국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의 켄달스퀘어에 2012년 9월 설립됐다. 이곳에서는 바이오헬스 소규모 신생기업들에 연구와 실험이 가능한 공용 실험시설과 사무공간이 제공된다. 기업이 R&D와 관련 없는 일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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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센트럴보다 업그레이드한다면 ‘네트워크’를 말하는 건가.
“좁게는 입주 연구자와 기업가들끼리 캐주얼한 논의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다. CGB-CIC 입주사에 필요한 파트너들도 합류한다.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의약품위탁생산(CMO), 동물실험센터, 글로벌 특허, 각종 법률 및 세제 담당, 투자자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빅파마도 합류할 예정이다. 규제 전문가, 투자자, 빅파마가 소통하는 네트워크를 정례화할 계획이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