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8.6세대 OLED에 투자 공세…2029년 '공급과잉' 불러온다

설비투자 및 신기술 개발에 매진…韓 OLED 추격 거세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5/10/21 14:14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이 내년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용처 전반에서 패널 면적이 확대되는 데 따른 영향으로,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OLED 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중국이 8.6세대 OLED 등 유망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BOE·비전옥스·CSOT 등이 관련 설비투자를 앞다퉈 진행하면서, 오는 2029년에는 시장이 본격 개화한지 불과 4년 만에 '공급과잉' 현상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옴디아는 양재 엘타워에서 '2025 옴디아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를 열고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을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 4세대 OLED(사진=LG디스플레이)

내년 디스플레이 시장, 면적 기반 확대…OLED 성장 '청신호'

디스플레이 시장은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전년 대비 14% 성장하는 등 회복세를 보였으나, 올해에는 정체가 예상된다. 옴디아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 매출 성장률은 0% 수준이다. 미국 관세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중국 시장의 수요 둔화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내년에는 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4% 가량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출하량은 2% 감소하지만, 면적이 6% 성장하는 데 따른 효과다. 나아가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OLED의 면적 성장률은 8%에 이를 전망이다.

데이비드 시에 옴디아 수석 리서치 디렉터는 "내년에는 패널 출하 면적이 처음 2억 제곱미터를 넘어서는 등, 패널 대형화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특히 TV 시장의 경우 제품이 더 많이 팔리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더 큰 제품 수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LCD·8.6G OLED 주도권 노리는 中…"韓과 경쟁 심화"

변수는 중국 패널 업계의 전략이다. 국내 기업들이 LCD에서 OLED로 사업 중심을 옮기면서, 현재 중국은 전체 LCD 출하량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때문에 TV 브랜드, OEM 제조업체 대비 중국 LCD 패널 제조업체들의 시장 주도권이 확대되는 추세다.

또한 BOE, 비전옥스, 차이나스타 등 중국 패널 업체들은 8.6세대 OLED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8.6세대 OLED는 디스플레이 유리원판(원장)의 크기가 2250㎜ X 2600㎜인 패널로, 6세대 대비 유리원판의 크기가 2배 가량 크기 때문에 생산효율이 높다.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만이 8.6세대 OLED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패널 기업들이 잉크젯 프린팅 등 신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잉크젯 프린팅은 미세한 노즐을 통해 유기재료를 용액 형태로 분사해, OLED 픽셀을 만드는 증착 기술이다. 기존 증착 공정에 필요한 금속마스크(FMM)를 쓰지 않기 때문에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데이비드 시에 디렉터는 "삼성디스플레이는 8.6세대 OLED를 IT에 먼저 적용하려고 하나, 중국 기업들은 기존 OLED의 주 적용처인 스마트폰에 적용해 기술적 성숙도를 쌓아나가려 한다"며 "현재 중국 기업들이 한국 기업들을 따라가느라 수익을 못내고 있지만, 언젠가는 수익을 내면서 한국과 더 큰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급 과잉 우려도 제기된다. 박진한 옴디아 이사는 "8.6세대 OLED는 수요 성장률이 높지만, 불과 4년 뒤인 2029년 공급 과잉 현상에 직면할 수 있다"며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주요 패널 기업들의 설비투자 공세로 공급량이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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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삼성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IT용 OLED 공급망을 선점하는 등, 국내 업계의 기술적 우위는 여전히 확고하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지난해 첫 OLED 아이패드를 출시한 데 이어, 내년 3분기에는 첫 OLED 맥북 프로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박진한 이사는 "애플 OLED 맥북 프로 출시 시점에 맞춰 삼성디스플레이의 8.6세대 OLED 팹은 빠르면 2분기, 늦으면 3분기 초부터 패널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BOE는 내년 하반기 8.6세대 OLED 팹 가동이 목표지만 당장의 애플향 공급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