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융합기술원, 내재화·현행화 강점…선택받는 AI에이전트 만든다"

이해 원장 "대면 작업 기술로 디지털화…향후 금융AI 발전에 이바지"

금융입력 :2025/10/17 12:51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은 하나금융그룹 자회사 하나금융티아이의 사내 독립기업으로 2018년 1월 시작해, 현재까지도 인공지능(AI) 연구 개발 전담을 맡고 있는 조직이다. 초창기 10명이었던 석·박사급 직원들은 73명으로 늘어났으며, 하나금융의 AI 기술 내재화를 도맡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하나금융융합기술원에서 이해 원장과 만나 금융과 AI, 하나금융과 AI 에이전트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하나금융융합기술원 이해 원장.

금융사의 기술 내재화, 현행화에 강점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은 기술 내재화에 역량을 투자하고 있다. 금융사가 기술을 내재화한다는 것은 기술 기업에 견줘 쉽지 않다. 그렇지만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은 기술 내재화를 위해 끊임없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해 하나금융융합기술원장은 "기술 내재화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지만,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은 생성형AI를 예를 든다면 프롬 스크래치로 만들기보다는 기존에 나온 다양한 모델들을 튜닝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며 "기술 변화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이를 직접 다 만들기 보다는 하나금융에서 필요하거나 원하는 일을 잘 수행할 수 있는 모델을 찾고, 적합한 모델을 연구원에서 테스트해 더 적합한 방식으로 튜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술을 전혀 모르면 쓸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다, A란 모델에 특화된 서비스 B를 만들 때 쓸 만한 만족도를 위한 수준으로 개발하기 위해서 기술 내재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기술 내재화는 시간이 걸리는 반면에 오히려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해 원장은 이를 '현행화'라고 짚었다.

이 원장은 "AI 광화문자인식(OCR) 기술을 내재화한다고 했을대 내부에서 반발이 있었다. 좋은 외부 솔루션이 있는데 굳이 해야 하냐는 것이었다"며 "그렇지만 OCR 모델을 업무에서 잘 쓰기 위해서는 항상 현행화가 필요하다. 문서 포맷이 계속 유지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외환 업무라고 가정해보면, 문서 종류도 굉장히 많은 뿐더러 새로운 문서도 나온다"고 부연했다.

그는 "현행화가 안되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진다"며 "현행화할때 새로운 알고리즘이 더 좋다고 하면 관련 논문도 찾고 여러가지 기술도 참조하면서 모델을 업데이트하는 고도화도 지속적으로 수행한다"며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과 결합해 지능형 OCR로 만들어나가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자회사와 기술을 블록처럼 쌓아 하나의 '성(城)'으로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의 기술·연구와 함께 하나금융 자회사의 기술 조직과 함께 공동 연구와 개발도 진행한다. 이해 원장은 "각 관계사에 하나금융융합기술원과 협업하는 현업 부서가 있다"며 "만든 모델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 연구가 필요한 과제를 요청하면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이 연구하기도 한다"고 운을 뗐다.

그렇지만 하나의 기술을 만들어낸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 원장은 기술을 블록으로 비유했다. 그는 "시작은 OCR이었는데 여기에 언어를 이해하는 기술이 들어가야 하고, 또 그 과정에서는 데이터 셋도 필요하고 데이터 셋을 만드는 기술도 있어야 한다"며 "여러가지 기술을 조합해서 만들어내고 점점 고도화되면서 기술이 발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공동 연구 관리 방식으로 고객 상담 센터도 디지털화가 이식됐다. 콜센터 상담을 요약해주고 요약한 내용은 분류돼 데이터가 된다. 데이터를 토대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과정이 돌아가고 있다. 

하나금융융합기술원 이해 원장.

초개인 맞춤 'AI 에이전트' 선보인다

생성형AI의 바람은 이제 어느새 AI 에이전트로 번졌다. 이해 원장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 그는 "많은 곳에서 AI 에이전트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한다'고 해서 끝나는게 아니다"며 "데이터·툴 등 모든 것들이 갖춰져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하나금융 자회사들이 주체적으로 데이터 작업을 하고 있으며,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은 데이터를 활용해서 어떤 프로세스를 만들도 어떤 서비스를 해야하는 툴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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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원장은 특히 영화 '아이언맨'의 만능 비서 '자비스'를 거론하며 '초개인화 맞춤형 금융 비서'를 서비스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이 원장은 "금융 비서라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초개인화라고는 보긴 어렵다"며 "지금 수준에서 점점 고도화해 나아가고 있으며, 디지털로 바뀌는 세상 속에서 대면 작업들에 기술을 붙이면서 변화시키고 있다고 봐달라"고 이야기했다.

정부가 'AI 강국'을 내세운 가운데 하나금융융합기술원도 이에 발맞추기 위한 것들도 구상 중이다. 이해 원장은 "하나금융융합기술원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를 학계에 연구용으로 제공하면 사회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면이 있다고 본다"며 "우리가 만든 알고리즘도 오픈소스로 공개해 금융AI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