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왜 지주회사서 제외됐나

공정거래법 기준 자산총액 50% 미충족…"지배구조상 그룹 지주사 기능 동일"

디지털경제입력 :2025/09/27 10:53    수정: 2025/09/27 11:49

두산그룹 지주회사 두산이 자산구조 변화로 지주회사 지위를 상실했다. 

두산은 26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두산이 이달 제출한 지주회사 적용 제외를 위한 감사 보고서와 보유 주식 현황 자료를 검토한 뒤 지주회사 제외를 승인했다. 

이번 지주회사 제외는 두산이 '자산 총액 5천억원 이상'인 동시에 '자산 총액 중 국내 자회사 주식 가액 비율 50% 이상'인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에 맞지 않게 된 데 따른 것이다.

(사진=두산)

두산은 올해 들어 자산 총액이 늘면서 자산 총액 대비 자회사 주식 가액 50% 이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 특히 현금성 자산이 6월 말 기준 1조2천억원으로, 지난해 말(약 1천5백억원) 대비 약 8배 증가해 전체 자산에서 금융성 자산 비중이 확대됐다. 그 결과, 분모(자산총액)가 커진 반면 분자(국내 자회사 주식가액)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져 요건을 이탈했다.

두산 전자BG(비즈니스그룹) 설비 투자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갖추는 과정에서 자산이 늘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지주회사에서 제외되면서, 두산은 지주회사에 적용되던 일부 규제(자회사 지분보유 의무비율, 부채비율 제한 등)의 직접 적용 대상에서는 벗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계열사 공동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에서 전략적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그룹 측은 이와 관련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관련기사

두산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만 충족일뿐 지배구조상 그룹 지주회사인 것은 동일하다"며 “대외 환경에 따라 지주사 전환과 제외를 반복한 선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산은 2009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2014년 한 차례 제외됐고, 2020~2021년에 다시 지주회사로 분류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