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인공지능(AI) 기술이 인류의 '부'를 창출하는 방식과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방법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오픈AI와 서울대학교는 11일 공동 심포지엄 'AI가 거시경제 및 교육에 미치는 영향' 세션을 통해 이같은 전망을 공유했다. 이날 세션에는 로니 채터지 오픈AI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라가브 굽타 아시아태평양(APAC) 교육 총괄이 직접 연사로 나서 각각 경제와 교육 분야에서의 AI 혁명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경제 세션에서는 AI가 단순 챗봇을 넘어 에이전트, 과학 혁신 등을 통해 전례 없는 속도로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오픈AI는 인구 대비 AI 특허 수 세계 1위인 한국의 혁신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구체적인 '챗GPT' 사용 현황 데이터를 처음으로 공개해 주목받았다.

이어 교육 세션에서는 AI가 '1대1 개인 교사'가 돼 교육을 민주화할 것이라는 비전과 함께 AI를 단순 정답기로 전락시키지 않기 위한 해결책으로 '스터디 모드'가 제시됐다. 더불어 라이브 데모를 통해 스터디 모드가 학생의 사고 과정을 유도하고 교사와 연구원의 반복 업무를 줄여주는 구체적인 활용법이 시연됐다.
"韓, AI 특허 세계 1위…G3 성공 레시피는 인프라와 인재"
이날 로니 채터지 오픈A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AI 혁명이 인터넷, 반도체에 버금가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례 없는 '도입 속도', 기하급수적인 '성능 향상', 혁신적인 '비용 절감' 세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채터지 이코노미스트는 AI가 가져올 경제 성장에 대한 예측은 학자마다 극단적으로 엇갈리지만 이는 1950년대 반도체가 처음 등장했을 때와 같은 자연스러운 불확실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를 단순 챗봇이 아닌 에이전트, 과학 혁신까지 고려하면 훨씬 강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며 "과거 인플루언서나 K팝 스타란 직업을 상상할 수 없었듯 AI는 완전히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채터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한국이 AI 혁신의 중심에 있음을 증명했다. 한국은 아태지역 '챗GPT' 사용자 및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개발자 수 기준 탑 5 국가이며 지난 1년간 사용자가 4배 급증했다.
더불어 그는 인구 대비 AI 특허 수에서 한국이 세계 1위라며 혁신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다만 AI 인재 비중과 투자 규모는 아직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니기에 정부와 서울대 같은 교육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이 '세계 3대 AI 강국'이 되기 위한 성공 레시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채터지 이코노미스트는 "AI 시대를 이기기 위한 핵심 동력은 에너지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그리고 AI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AI 준비된 인력"이라며 "이는 과거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방식이며 미래 AI 시대의 성공을 이끌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개인교사'로 교육 민주화…정답 대신 생각 돕는 '스터디 모드' 공개
이어진 세션에서는 AI가 교육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오픈AI의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과 이를 구현한 새로운 기능이 공개됐다.
라가브 굽타 오픈AI APAC 교육 총괄은 "전 세계 '챗GPT' 사용자의 최대 사용 목적 1위는 '학습'이며 사용자의 80%가 35세 미만"이라며 "챗GPT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큰 학습 플랫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교육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굽타 총괄은 AI가 모든 학생에게 '1대1 개인 교사'를 제공해 교육을 민주화할 엄청난 기회가 있으나 학생들이 AI를 '손쉬운 지름길'로만 사용해 학습을 저해할 수 있다는 뚜렷한 도전 과제도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과거 교육 기술과 달리 AI는 학생들이 교수나 부모보다 먼저 사용하는 '상향식'으로 도입되고 있다"며 "교육계 전체가 학생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이러한 딜레마에 대한 해결책으로 '스터디 모드(Study Mode)'를 제시했다. 시연을 맡은 박원배 오픈AI 솔루션 엔지니어는 스터디 모드가 정답을 바로 알려주는 대신 '참을성 있는 개인 교사'처럼 질문을 던져 학생의 사고 과정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데모에서 스터디 모드는 수학 문제에 대해 "가장 먼저 해야 할 단계는 무엇일까요"라고 질문했고 물리 문제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개념을 설명하는 GIF 파일과 변수를 조절하며 실험할 수 있는 쌍방향 시뮬레이터 코드를 즉석에서 생성했다.

박 엔지니어는 "스터디 모드는 교사와 연구원의 반복 업무를 줄이고 학생들은 보다 깊이 있는 사고에 집중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굽타 총괄은 스터디 모드와 더불어 교육 기관 전용 버전인 '챗GPT 에듀'를 서울대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하버드·MIT 등이 참여하는 '차세대 AI 컨소시엄'에 서울대가 합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AI를 통해 연구와 학습을 발전시켜 인간의 잠재력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