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자율주행'은 초등학교 1~2학년 수준"

美 조지메이슨대 자율로봇랩 연구원, 테슬라 '오토파일럿' 지적

인터넷입력 :2025/09/07 09:17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테슬라는 카메라 영상만을 활용한 독자적 방식으로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했다고 주장하지만, 잦은 오류와 안전성 논란, 그리고 ‘허위 광고’ 논란으로 미국 당국과 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기술 수준이 타사의 센서 융합형 자율주행 시스템에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테슬라에 대한 집단소송 허가가 내려졌고, 플로리다주 법원에서는 ‘오토파일럿’ 사고와 관련해 2억4천만 달러에 달하는 배상 판결까지 나왔다.

마크 로버가 가짜 벽을 세운 후 오토파일럿 기능을 활성화환 테슬라 차량을 몰고 가는 자료 영상. (출처=마크 로버 유튜브)

모어 퍼펙트 유니온 "테슬라 완전 자율주행, 타사와 본질적으로 달라"

지난 6월 테슬라는 자사 차량을 기가팩토리에서 고객의 집까지 완전 자율주행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5년 ‘오토파일럿’이라는 반자율주행 기능 도입 이후 10년 만의 성과다. 그러나 비영리 언론사 모어 퍼펙트 유니온(More Perfect Union)은 테슬라가 내세우는 ‘완전 자율주행’이 타사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모어 퍼펙트 유니온에 따르면 테슬라는 광고 차원에서 ‘자율주행’이란 용어를 적극 활용해 왔으나, 진정한 의미의 완전자율주행은 2025년에 들어서야 로보택시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로보택시는 우회전·좌회전을 잘못하거나 제한속도를 준수하지 않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안전성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조지메이슨대 자율로봇랩 연구자이자, 전 전투기 조종사인 미시 커밍스 박사는 모어 퍼펙트 유니온과의 인터뷰에서 “자율주행 수준을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나눈다면, 테슬라의 '자율주행'은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이라며 “테슬라가 하는 일은 대학 로봇공학 프로그램에서 가르치는 것과 전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지메이슨대 자율로봇랩 연구원 미시 커밍스 박사

타사는 라이다·레이더·카메라 조합…테슬라는 ‘카메라 전용’

웨이모 등 완전자율주행 차량을 상용화한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라이다(LIDAR), 레이더, 카메라를 모두 탑재해 정보를 통합 처리한다. 라이다는 레이저 빔으로 정밀한 주변 환경 인식에 강점을 보이며, 레이더는 보다 넓은 유효 범위가 장점이다.

반면, 테슬라는 2021년부터 레이저 센서(레이더)를 제거하고 카메라 영상 기반 컴퓨터 비전만 사용하는 ‘테슬라 비전’으로 전환했다.

커밍스 박사는 “컴퓨터 비전의 정확도가 97%라면, 100번 시도하면 3번은 실수한다”며 이 접근 방식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모어 퍼펙트 유니온의 에릭 가드너 역시 “비행기가 100번 날아 3번 추락한다면 아무도 타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과거 테슬라의 한 기술자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라는 명칭 대신 ‘코파일럿(운전자 지원)’이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으나, 일론 머스크의 강행으로 명칭이 유지됐고 이에 반대한 기술자는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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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오토파일럿 계획을 전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 (사진=테슬라 유튜브 캡처)

캘리포니아 차량국은 테슬라가 ‘자율주행’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허위 광고로 보고 소송을 제기했다. 커밍스 박사 역시 “오토파일럿이라는 표현부터 잘못된 명칭이고, ‘완전 자율주행’도 단순한 허위 광고가 아닌가 싶다”며 비판적 견해를 더했다.

그 동안 테슬라는 여러 소송에서 화해에 이르거나 소송이 기각되면서 어려움을 피해왔다. 하지만 올해 8월 리타 린 캘리포니아주 지방법원 판사는 테슬라가 '자율주행'이라고 주장한 내용을 두고 집단소송(class action)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려 새 국면을 맞았다. 플로리다주에서는 2019년 ‘오토파일럿’이 연관된 사망사고와 관련해 테슬라에 약 2억4천만 달러(한화 3천335억원)에 이르는 배상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