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이 폭발한다면…도쿄시 AI 영상에 '공포'

과학입력 :2025/09/01 09:56    수정: 2025/09/01 22:02

일본 정부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제작한 후지산 분화 영상이 주목되고 있다고 IT매체 기즈모도가 최근 보도했다.

도쿄도청 방재과가 만든 이 영상은 약 3천700만명의 도쿄 시민들에게 후지산이 폭발할 경우 대비할 수 있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제작됐다.

일본 정부가 AI로 후지산이 폭발하는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 (출처=도쿄도 방재과 유튜브)

공개된 영상에는 후지산이 폭발해 도시 전역에 화산재가 쏟아지며 시야가 가려지는 모습이 담겨있다. 나레이터는 화산재가 며칠 만에 약 60~70cm 두께로 쌓이며, 화산재가 쌓여 지붕이 무너지고 고속도로가 통행 불가능해지며 교통이 마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성명을 통해 “현재 후지산 분화 징후는 없다”면서 "이 시뮬레이션은 시민들에게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정확한 지식과 대비 조치를 제공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설명했다.

후지산의 분화 가능성은?

후지산은 도쿄 도심에서 약 1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해발 3천700m의 화산이다. 1707년 이후 분화한 적은 없지만, 지질학자들은 후지산을 ‘잠재적으로 활동하는 화산’으로 간주한다. 더욱이 후지산은 지진과 화산 활동이 활발한 환태평양 조산대의 일부로, 태평양, 유라시아, 필리핀 지각판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다.

AI로 만든 후지산 분화 장면 (출처=도쿄도 방재과 유튜브 캡처)

후지산의 마지막 분화는 1707년 10월 규모 8.6의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부터 몇 개월 후인 12월 16일에 시작돼 1월 1일까지 지속됐다. 당시 화산재와 암석을 포함한 화산이 무너져 생기는 화쇄류 혼합물이 수 톤 가량 대기 중으로 분출했다. 이 물질은 오늘날 도쿄의 중심지로 알려진 에도시를 뒤덮었고 농작물을 황폐화시키며 그로 인한 기근으로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었다고 알려져 있다.

후지산은 인구 밀도가 높은 도쿄를 비롯한 여러 도시와 인접해 있어 전문가들은 후지산의 활동 징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하지만, 이 화산의 다음 분화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일본 당국은 주민들에게 언제든 후지산 분화에 대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대중들의 반응은?

하지만, 이 영상으로 인해 일부 도쿄 주민들에게 불안감과 혼란을 야기시키기도 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병원에서 근무 중인 57세 가리야 신이치로씨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분화 징후가 있나?"며, "도쿄에서도 '10cm 높이의 화산재가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왜 이제야 나오는 걸까? 왜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26세 간호사는 NTV 뉴스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서 후지산은 항상 멀리 느껴졌는데, 이걸 보니 너무 무서웠다"고 했다.

도쿄대학 교수이자 위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세키야 나오야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영상 공개 시점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하며, 일본 정부가 수년간 화산 폭발과 지진에 대한 시나리오를 모델링해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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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화산 폭발, 지진, 태풍 등 다양한 자연재해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자연재해는 산사태, 쓰나미, 심지어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같은 다른 재해를 촉발할 수 있다.

후지산 연구소의 연구원인 요시모토 미츠히로는 NTV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언제 분화가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 몇 주 후일 수도, 1년 후일 수도, 10년 후일 수도, 100년 후일 수도 있다"며, "국민 여러분 각자가 보유한 정보를 바탕으로 언제 어떻게 대피해야 할지 감을 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