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완성차 업체 BMW가 중국산 배터리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중국 제품에 82%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예정임에도, 당장 미국 내에서 안정적인 배터리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산이 단기적으로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현지시간) 오토모티브 뉴스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BMW 배터리 공급사 엔비전 AESC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배터리 셀 공장 건설을 중단했을 뿐만 아니라, BMW에 배터리를 공급하려던 계획 자체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BMW가 더 이상 사우스캐롤라이나산 AESC 배터리 셀에 의존할 수 없게 되면, 필요한 배터리 셀을 다른 공급처에서 조달해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대안 중 하나는 여전히 AESC로부터 공급받는 것이지만, 미국 공장이 아니라 중국 내 AESC 공장에서 배터리를 조달하는 방식이다. 중국에서 생산된 셀을 수입하면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더 경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BMW가 내년 출시할 ‘노이에 클라쎄' 공급망도 미국 관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BMW는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리어·스파턴버그 공장을 ‘노이에 클라쎄’ 생산라인으로 전환 중이다. BMW는 미국 우드러프 같은 자체 배터리 조립(팩 어셈블리) 공장에서 공급사로부터 받은 셀을 모듈·팩 형태로 완성해 차량에 탑재할 계획이었다. 셀의 설계와 화학 조성 개발은 자체적으로 하고, 양산은 외부 배터리 제조사에 맡기는 구조인데, 파트너사들이 중국 기업이다.
외신들은 BMW의 배터리 공급업체 변경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공급사 변경은 제품 개발, 차량 통합, 배터리 관리 소프트웨어 등에 모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BMW는 이미 6세대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상당히 진행했으며, 중국 CATL과 EVE 에너지가 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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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글로벌 모빌리티 애널리스트 스테파니 브린리는 “같은 화학 조성을 사용하더라도 검증과 통합 작업을 다시 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토포캐스트 솔루션즈 수석 애널리스트 콘래드 레이슨도 "이러한 검증 과정이 최대 18개월까지 걸릴 수 있으며, 이는 BMW의 생산 일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미국에 대체 공급망이 마련되기 전까지 중국산 수입이 임시 해결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러나 중국산 리튬이온 배터리는 내년 미국에서 82% 관세가 부과될 수 있어, 이마저도 불확실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