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히스패닉 소비자들, 추방 공포에 지출 줄인다

당국 눈 피하려 은둔하기도

유통입력 :2025/04/14 10:4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을 예고하자, 미국의 대표적인 브랜드와 유통업체들이 히스패닉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는 콜게이트와 팜올리브 등 여러 기업들이 미국 인구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히스패닉 소비자의 매출 둔화를 호소하고 있으며, 관세 정책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소매업체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현재 미국 내 불법 체류 중인 약 1천100만명의 이민자에 대한 단속을 공언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중남미 출신이다. 외신은 이에 따라 일부 이민자들이 당국의 눈을 피하려 은둔하며 생계 유지 및 소비 활동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미국 백악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추방을 약속했고, 실제로 연방 국경 및 이민 당국은 체포를 늘리고 있다. 최근 엘살바도르의 감옥으로 이송된 사람들 가운데는 잘못 송환된 사례도 있었다.

이번 주, 트럼프 측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불법 체류자의 이름과 주소를 국세청(IRS)과 공유해 세금 기록과 대조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히스패닉 민권단체 유니도스US의 에릭 로드리게스 부사장은 불법 체류로 체포될 경우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가능성과, 직원이 표적이 될까 두려워하는 고용주들의 분위기가 히스패닉 가정의 경제적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관련기사

시장 조사 기관인 서커나의 마샬 코언 수석 분석가는 단순히 소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소비 행태 자체가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커나의 보고에 따르면 히스패닉 소비자들은 최근 2년 동안 다른 집단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해왔으나 최근 들어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 등에 대한 지출이 급감했다. 특히 남부와 마주한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에서 이러한 감소가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