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시장의 위기가 현실화됐다. LG헬로비전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1.5% 급감한 데 이어 KT스카이라이프 마저 적자 전환 성적표를 내놨다.
케이블TV와 위성방송 사업자들의 위기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LG헬로비전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은 135억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71.5% 급감했다. 연간 매출은 1조1천964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소폭 증가했으나, 홈쇼핑 송출수수료 감소와 프로그램 사용료 증가가 직격탄이 됐다.
특히 4분기에는 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유료방송 시장의 어려움이 영업권 및 자산 손상 평가에 반영되며 연간 당기순손실 1천62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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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카이라이프도 지난해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무형자산 상각비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연결 기준 매출은 1조229억원으로 3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섰으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410억원으로 전년 대비 7.2%(32억원) 감소했다. 전체 가입자도 575만명으로 전년 대비 1%(6만명) 감소하는 등 성장 동력이 약화됐다.
이는 유료방송 시장의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최근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계속 빠지는 추세다. 넷플릭스, 티빙 등 OTT의 부상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가입자는 3천630만4천778명으로 지난 2023년 하반기 대비 5천328명 감소했다.
반면 OTT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유료 OTT 이용자 수는 2024년 4월 기준 3천175만명을 기록했다. OTT 이용시간도 2019년 주중 57.7분에서 2023년 87.2분으로 크게 늘었다. OTT 시장 규모는 2023년 5.6조원에서 2027년 7.2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유료방송 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뚜렷하다. IPTV가 2천107만 가입자로 전체의 58%를 차지한 반면 케이블TV는 1천241만 가입자(34.2%), 위성방송은 282만 가입자(7.8%)에 그쳤다. 월평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정체와 방송광고 감소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업계는 생존을 위한 활로 모색에 나섰다. LG헬로비전은 렌탈과 교육 등 신사업 확대로 위기 돌파를 시도하고 있으며, KT스카이라이프는 모바일과 인터넷 결합상품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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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OTT의 성장세와 IPTV의 시장 장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의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희 경희대 교수는 "한정된 인구 속 OTT의 성장으로 유료방송의 위기가 두드러지게 보여지게 됐다"며 "전체 방송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인구마저 줄어들면서 유료방송 업계의 수익성이 위기에 직면했다. 기업들이 AI 등 신사업을 고민하는 것이 그러한 이유"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