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부 7쌍 가운데 1쌍은 난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 명대 후반, 합계출산율은 0.74명으로 집계됐다. 9년 만에 저출산 추세가 소폭 반등했지만, 출산율을 높여 인구절벽을 극복할 방안 마련은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에는 난임 부부도 해마다 늘어 작년 25만1천여 명을 넘어섰다. 국내 부부 7쌍 중 1쌍이 난임이란 이야기다.
난임 부부의 증가 원인 중 하나는 결혼과 출산 시기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22년 초혼 나이는 남성이 34세, 여성 31.5세였다. 첫 아이 출산 연령은 평균 33.6세로 조사됐다. 40대 여성의 출산율은 20대 초반의 두 배 이상 높았다.
여성의 가임력은 20대 중반에 정점을 찍고, 35세 이후 급격히 감소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초혼 연령이 35세 이상인 여성의 3명 중 1명이 난임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35세~39세 여성은 전체 난임 치료 여성의 39.2%를 차지했다.
물론 난임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에는 남성 난임도 적지 않다. 정자 수 부족·운동성 저하·정계정맥류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실제 난임 부부에서 상당 부분 남성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로, 남성도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고 난임 치료에 참여해야 한다.
난임 치료는 신체적 부담뿐만 아니라 비용도 만만치 않다. 난자 동결과 같은 예방적 조치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확대와 사회적 인식 개선이 절실한 이유다.
김용진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임 문제는 부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적절한 정책과 제도적 지원을 통해 난임 문제 해결과 출산율 제고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