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3년만에 분기 적자…'46파이' 등 수요 회복 절실

재고조정·광물가 하락에 실적 회복세 꺾여…위기 경영 속 효율 개선 추진

디지털경제입력 :2025/01/09 11:27    수정: 2025/01/09 13:24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와 더불어 연말 재고조정 영향으로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3년여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으로 반영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세액공제분을 제외하고 보면 적자 규모도 더 커졌다.

올해 들어서도 캐즘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실적 회복을 위해선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각형 배터리 등 준비 중인 신제품 기반 사업이 살아나야한다는 지적이다.

9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 매출 6조4512억원, 영업손실 2천2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4%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증권가 컨센서스인 매출 6조7702억원, 영업손실 1천870억원보다 악화된 실적을 거둔 셈이다. 4분기 예상 IRA 세액공제 규모는 3천773억원으로, 이를 제외하면 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6천28억원에 이른다.

LG에너지솔루션 본사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분기 영업손익이 개선돼 왔으나 4분기 들어 실적이 하락세로 전환됐다.

특히 고객사의 연말 재고 조정에 따른 물량 감소 영향을 받으면서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배터리 업계가 실적에 악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면서 OEM들은 고가의 프리미엄 차량보다 중저가 차량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 동안)북미 쪽 수요가 감소해 특히 고수익성 제품 출하 비중이 줄었다”며 “연말 일부 불용 재고 처리 등 계절적 일회성 요인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 분기별 실적

아울러 원재료인 광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는 배터리 판가도 하락해 결과적으로 더 비싼 가격에 만든 제품을 더 싸게 파는 결과가 나타났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4분기 동안 니켈 가격은 톤당 약 1만8천 달러 선에서 약 1만5천 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도 작년 3분기 실적발표 때도 이런 배경에서 4분기 실적 감소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고했다. 당시 회사는 “계절적 영향으로 고수익성 제품의 출하가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믹스 영향에 더해 OEM 및 당사의 연말 재고 정리 등 일회성 요인도 있어, 3분기 대비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연간으로는 매출 25조6196억원, 영업이익 5천7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4.1%, 영업이익은 73.4% 감소했다.

IRA 세액공제 규모가 1조4800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IRA 없인 약 1조원 규모 영업적자도 가능했다.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 전사 차원의 위기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전기차 캐즘, 각국 친환경 및 에너지 정책 변화 등에 따른 단기적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2026년 이후로 예상되는 수요 회복기에 신속히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투자·비용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각 사업 부문의 추가 수주를 통한 매출 확대, 46파이와 리튬인산철(LFP), 각형 등 새 폼팩터 채용을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 글로벌 생산 공장 호환성 강화 및 매각을 통한 자산 효율 등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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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GM과 각형 배터리를 함께 개발하는 계약을 맺었다. 4680 배터리의 경우 1분기 양산을 계획 중이다. 관련 협력을 이어온 테슬라 외 리비안에도 46파이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맺은 공급 계약도 46파이 배터리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차 배터리 유휴 라인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수요 성장세가 큰 ESS용 라인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도 지난 2일 신년사에서 “현재의 위기는 일시적이며 더 큰 도약과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위기극복을 위해 ▲연구개발(R&D) 경쟁력 제고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제품·품질 경쟁 우위 확보 ▲구조적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 ▲미래 기술·사업 모델 혁신 등 4가지 핵심 과제를 이행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