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홍보 방식이 더욱 큰 신뢰 만든다

"공공기관도 감성 마케팅 적극 도입해야"

전문가 칼럼입력 :2024/12/31 10:38    수정: 2024/12/31 16:01

이주연 서울경제진흥원 커뮤니케이션실 실장

공공 영역에 재미있는 홍보가 과연 필요할까.

공공기관의 홍보라고 하면 대개 딱딱하고 흥미를 끌기 어렵다는 인상이 강하다. 이는 공공기관이 본질적으로 ‘유익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재미’와는 거리가 있다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때문인지 공공 영역의 홍보 콘텐츠는 전달하려는 정보가 유익하더라도 형식이 단조로워 눈길을 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공영역이든 민간기업이든 특정 이미지가 각인된 기관은 이후 어떤 메시지를 전하더라도 더 잘 받아들여지며,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창의적이고 유쾌한 홍보는 단순히 주목을 끄는 데 그치지 않고 기관의 이미지와 메시지를 대중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긴다. 따라서, 공공기관의 홍보는 메시지뿐 아니라 이를 전달하는 방식과 수단에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주연 서울경제진흥원(SBA) 커뮤니케이션실 실장

현재 우리나라 공공영역의 홍보에서 충주시의 사례를 뺄 수 없다. 충주시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며, 재미있고 솔직한 B급 감성의 콘텐츠를 여과없이 제작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충주시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수 77만 명에 육박하며 공공기관 홍보는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데 성공했고, 충주시 유튜브는 충주시를 널리 알리는데 견인하고 있다. 코레일 역시 유튜브 채널에서 독특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코레일 직원이 ‘미스기관사’라는 캐릭터로 등장해 춤을 추며 제작한 영상은 웃음과 재미를 자아내며, 채널 구독자 수를 10만 명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창의적인 홍보는 유튜브나 SNS 등 온라인에만 국한되지 않고, 감성마케팅의 영역까지도 확장되고 있다. 서울시는 풀무원과 협력해 ‘서울짜장’과 ‘서울라면’을 출시하며 색다른 도시 브랜드 캠페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단순히 음식 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수도 서울과 우리나라 대표 음식인 라면 및 짜장면에 결합시켜 친숙하고 맛있는 경험으로 서울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친근감을 선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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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 떡볶이

또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경제진흥원은 지난해 수제버거 브랜드 ‘바스버거’와 협업해 ‘스바버거’를 출시하며 창의적 협업의 사례를 보여줬다. 이는 서울경제진흥원의 영문 약자인 ‘SBA’를 활용한 이름에서 착안했으며, 청년 창업 기업인 바스버거와의 협력으로 직장인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응급실국물떡볶이’와 협업해 한정판 ‘스바떡볶이 세트’를 선보였다. 매운 떡볶이를 먹고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자는 응원과 함께, 매운맛처럼 속 시원하게 일 잘하는 기관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공익을 다룬다고 해서 보수적인 방식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홍보 콘텐츠와 캠페인은 기관의 이미지와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제 공공기관도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유행하는 콘텐츠 방식에서 벗어나, 대중의 감각과 감정을 긍정적으로 자극하는 감성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보면 좋겠다. 창의적인 홍보는 재미의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공감과 믿음을 이끌어내는 접점이다.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면 단순히 재미나 화제성에 그치지 않고, 대중과의 소통과 신뢰 구축에 기여할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공공기관들이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기를 기대해 본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