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걸그룹 뉴진스가 결국 자신의 소속사인 어도어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또 29일 자로 전속계약은 해지될 것이라면서, 그룹명인 뉴진스 이름은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전속계약을 위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물어낼 위약금은 없고, 남은 계약 건은 그대로 소화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어도어 측은 유감을 표한 뒤, 회사가 계약을 위반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일방적으로 신뢰가 깨졌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해지 사유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어도어와 뉴진스 멤버들 간 체결된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뉴진스는 지난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스페이스쉐어 삼성역센터 갤럭시홀에서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먼저 하니는 “지난 9월에 했던 라이브 내용과 내용증명은 다섯 명 다 결정하고 진행한 내용”이라며 “우리의 시정 요구에 대한 기한이 오늘 자정이 되면 끝나는데, 업무시간이 끝났는데도 하이브와 현재 어도어는 개선 여지나 요구를 들어줄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도어를 떠나는 이유는 굉장히 간단하다, 뉴진스는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고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할 의지도 능력이 없다”면서 “우리는 여기에 계속 남기엔 시간이 아깝고 정신적인 고통도 계속될 거다. 무엇보다 일로 얻을 수 있는 게 전혀 없기 때문에 우리 다섯 명은 어도어에 남아있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하니는 기자회견을 열게 되는 과정에서 민희진 전 대표와 소통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일단 저희는 어떻게 보면 이게 저희 직업이다. 같이 하는 일이고 다섯 명의 삶이 걸린 일이어서 저희끼리 많은 대화를 했고 그래서 이 방법이 제일 좋을 거라는 방법이라는 걸 다 동의했고 결정한 다음에 진행했다”고 답했다.
리더인 민지는 “뉴진스의 전속계약은 29일이 되는 자정부터 해지될 것임을 알려드린다”며 “하이브가 잘못한 것이지, 어도어가 잘못한 게 아니기 때문에 전속계약 해지 의무가 없다고 하는데 하이브와 어도어는 한 몸이나 마찬가지다. 기존에 있던 이사님들도 갑작스럽게 해임되셨다, 하이브의 입맛대로 바뀌어버린 어도어는 함께 일한 감독님과의 관계, 저희와의 신뢰 관계를 깼기에 (저희는) 전속계약을 계속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정 기한이 오늘 자정이 되면 끝이 나는데 어제 '요구사항에 대한 이행'이라는 마지못한 입장문을 낸 것도 보여주기식일 뿐 요구 드린 사항에 대한 시정은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저희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해 드렸는데 이런 무성의한 태도에 지치고 우리 요구를 들어줄 마음이 전혀 없구나 느꼈다"고 토로했다.
뉴진스는 다만 이미 계약된 일들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다니엘은 "지금 약속돼 있고 계약된 스케줄은 이행할 것이며, 광고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광고주들께 걱정할 필요 없다고 전해드리고 싶다, 우리는 계약 해지로 다른 분들께 피해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 없고, 그러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해린은 어도어와 계약 해지 시 위약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설에 "위약금에 대한 기사를 봤는데 우리는 전속계약을 위반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우리가 위약금 낼 이유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오히려 지금의 어도어와 하이브가 계약을 위반했기에 이로 인한 상황이나 일어나는 책임은 어도어와 하이브에 있다"고 책임을 돌렸다.
소송 후 회사를 나올 것인지에 대해 민지는 "어도어와 하이브가 전속계약을 위반해 해지가 되면 우리가 굳이 전속계약 해지 가처분 소송을 할 필요가 없다, 우리 활동에 장애가 없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속계약이 단순히 통보식으로 이뤄질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사실 법률적인 이야기는 추후 드려야겠지만 저희와 같은 계약 해지의 케이스가 한 번도 없었다"며 "저희도 이렇게 말씀드리면서 저희 의견을 전달해 드리는 거"라고 했다.
민지는 하이브가 앞으로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면 응하겠냐는 물음에 "여러 차례 저희 의견을 전달해 드렸고 이제 와서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건 보여주기식이라고 느끼고 어제 (빌리프랩에 대한) 입장문도 정말 마지못해 (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어 "입장문의 시작이 '내용증명에 따른 조치 사항의 이행'이다"라며 "이것부터 보여주기식 답변만 보여주고 있구나, 진심이 없구나를 느꼈다"고 지적했다.
또 혜인은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를 발표하며 "저희 다섯 명의 의지와 상관없이 당분간은 뉴진스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저희는 뉴진스라는 이름을 포기할 마음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분들에게는 단순히 뉴진스가 그냥 이름과 상표권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저희에게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며 "저희 다섯 명이 맨 처음 만난 날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의미가 담긴 이름이기 때문에 뉴진스라는 이름에 대한 권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지는 "용기 있는 사람이 세상을 바꾸고 더 주체적으로 살 수 있다, 마음먹은 대로 실천하는 용기가 모두에게 있는 건 아닌데 버니즈와 멤버들이 있어 가능했다"면서 "또 '설렘을 만들고 싶다'는 민희진 대표님의 말씀이 와닿고 큰 용기가 됐다, 사람이 본인의 인생을 걸고 뭔가를 지킨다는 게 쉽지 않다,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많은 일들이 벌어질 거고 어떤 방해가 있을지 모르지만 5명이 힘을 모아서 모험과 도전을 즐기기로 했다, 이런 우리의 행보를 지지하고 지켜봐 달라"며 "마지막으로 학교든 직장이든 서로 괴롭힘 없이 존중하며 일하는 환경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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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기자 회견 내용에 대해 하이브(어도어) 측은 “내용증명에 대한 회신을 받기도 전에 충분한 검토 없이 전속계약해지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진행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전속계약 당사자인 어도어는 계약을 위반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신뢰가 깨졌다고 주장한다고해서 해지 사유가 될 수 없다. 어도어와 뉴진스 멤버들 간에 체결된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향후 일정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어도어와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아티스트들에게 수차례 만남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마음을 열고 만나서 진솔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어도어는 소속 아티스트 뉴진스의 활동을 지원하고 글로벌 아티스트로 더욱 성장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