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수 년간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화학 사업 CEO 총 13명 중 10명을 교체하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화학군 총괄 대표의 경우 1년만에 교체를 결정했다.
롯데케미칼은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라 제품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지난 2022년부터 누적 영업손실 1조 7천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줄이고 이차전지 소재, 수소에너지 등 신사업 비중 확대를 장기 과제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시장 예상보다 전방 산업인 전기차 수요 성장 정체(캐즘)이 길어지자 신사업 성과 창출 시점이 요원해졌다. 지속적인 실적 악화로 최근에는 회사채 발행 조건을 수정하지 못하면 채권자들이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까지 우려된다.
28일 롯데는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하면서, 과감한 인적 쇄신으로 경영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성과에 대한 엄정한 책임을 물어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화학 사업의 경우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수익성이 높은 첨단소재 등 사업 비중 확대 및 기초소재 사업 효율화에 힘을 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선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로 선임했다.
이 사장은 화학과 소재 분야 전문가로, 사업과 조직의 체질을 바꿔 롯데 화학군 전반의 근본적 경쟁 우위를 확보할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사장은 1991년 삼성종합화학에 입사 후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PC사업본부장과 첨단소재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강화하는 한편 주요 거래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축소되는 판매량과 스프레드에 효율적으로 대응해 성과를 인정 받았다.
실제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사업의 경우 기초 소재와 달리 영업이익을 지속 기록해왔다.
롯데 화학군을 이끌었던 이훈기 사장은 일선에서 용퇴한다. 이 사장은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재임 시 추진했던 일부 M&A 및 투자와 화학군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황민재 롯데 화학군HQ CTO(기술전략본부장)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로, 정승원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기용된다. 내부에서 검증된 인재들을 CEO로 인선함으로써 롯데 화학군의 사업 혁신을 선도하고 조직의 변화를 이끈다는 방침이다.
관련기사
- [프로필] 황민재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 대표이사 부사장2024.11.28
- [프로필] 이영준 롯데케미칼 총괄 대표2024.11.28
- 롯데, 랜드마크 롯데월드타워도 담보로 내놨다2024.11.27
- 롯데, 유동성 위기설 진화…지주·케미칼·쇼핑 주가 상승2024.11.21
롯데 화학군 임원도 큰 폭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진다. 약 30%에 달하는 롯데 화학군 임원들이 퇴임한다. 특히 60대 이상 임원의 80%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롯데 화학군의 대대적인 쇄신을 위한 인사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소재(스페셜티) 사업에 역량을 가진 대표들을 전사적으로 확장해 위기 돌파를 위한 동력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