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임시주주총회가 오는 28일로 예정된 가운데, 창업주 가족 간 경영 분쟁의 최종 승자가 어느쪽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10명 정원에 1명이 공식인 9명 체제다. 임종윤·임종훈·권규찬·배보경·사봉관 등 5인이 형제 측 인사로, 송영숙·신유철·김용덕·곽태선 등 3인연합 측 4인보다 많아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임시주총 상정 안건은 ▲이사회 10인에서 11인으로 1명 증원을 위한 정관 변경 ▲신동국·임주현 신규이사 선임 ▲자본준비금 감액 등이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3인 연합 측은 정관을 고쳐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이 이사회에 입성, 6대 5로 이사회를 장악해 경영권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와 임종훈 대표 등 형제 측은 임시주총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해 송사를 불사하고 있다.
우선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단순 비교만 해도 형제 측이 밀리는 상황이다. 형제 측이 확보한 지분율은 ▲임종윤 12.46% ▲임종훈 7.85% ▲디엑스앤브이엑스 0.42% 등 20.73%다.
반면, 3인연합 측은 ▲신동근 14.97% ▲한양정밀 3.95% ▲임주현 8.11% ▲송영숙 5.70% ▲ 가현문화재단 4.95% ▲임성기재단 3.07% 등 40.75%가량이다.
만약 3인 연합 측이 이사회 장악에 성공했을 때, 이러한 확연한 지분율 차이를 바탕으로 한미사이언스 대표 교체 등 본인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경영을 끌어가리란 전망이 나온다. 비록 지분율에서는 앞서지만 3인 연합에게 이번 임시주총이 마냥 유리한 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일단 정관 변경을 위해서는 현재 이사회 의결권의 3분의 2의 표가 필요하다. 형제 측의 이사회 2명을 3인 연합 측으로 데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체 소액주주의 지분율 23.25%와 국민연금공단 6.04%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지도 미지수다.
3인 연합 측이 이러한 ‘허들’을 뛰어넘는다고 해도 복병은 또 있다.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3인 연합 측 3명 이사진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 오는 2026년 3월 주총에서 송영숙 회장 임기가 만료되기 점은 새로운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 형제 측의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재진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쟁의 불씨는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임종훈 대표가 지난 7일 “주총 결과와 상관없이 오는 2027년까지 나를 중심으로 한 경영체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