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유럽연합(EU)의 배기가스 배출 규정 ‘유로7’을 준수하지 못하는 자동차 기업에 대한 벌금 부과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로7은 내년 말까지 자동차 기업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지난 2021년 기준치 대비 15% 감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업계가 이 규정을 충족하려면 전기차 판매 비중을 4대 당 1대 수준까지 높여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기가스 배출량 초과치에 대해선 그램 당 95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현재 업계 전동화 수준을 감안하면 벌금 규정이 과도하다는 것이다.
4일(현지시간)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앙투안 아르망 프랑스 재무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런 입장과 함께 EU 집행위원회에 벌금 규정을 완화하도록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로7 내용 중 2035년까지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규정은 유지돼야 한다고 봤다.
유럽 자동차 업계에선 최근 유로7 규정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지 전기차 보급 정책의 후퇴 등에 따라 전기차 판매량이 떨어졌고, 이에 전동화를 추진하던 기업들도 공장 폐쇄를 추진하는 등 타격을 받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유로 7 준수가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9월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회장이자 프랑스 자동차 기업인 르노그룹의 루카 드 메오 회장은 유로7 규정이 시행될 경우 유럽 자동차 기업들이 최대 130억 유로(약 19조 4천669억원) 수준의 벌금을 내게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규정 목표치를 준수하려면 유럽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20~22%에 달해야 하지만, 현재 점유율이 13.1%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그 외 BMW, 벤츠 등 기업과 독일, 체코, 이탈리아 등 산업 비중이 큰 국가들도 유로7에 대해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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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는 반면 다른 의견을 보이는 자동차 기업도 있다고 지적했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 카를로스 타바레스가 전기차로의 전환 지연에 따라 업계가 내연차와 전기차에 동시에 투자해야 한다면 더 큰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배기가스 규제 완화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점을 들었다.
HSBC 애널리스트들이 분석한 유로7 관련 자동차 업계 벌금 예상치는 51억 유로(약 7조 6천340억원)수준으로, ACEA 예상치보다 훨씬 적게 추정됐다는 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