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회사로 변신하는 SKT..."임직원 생각 어떻게 바꿀까" 고민

[디노2024] 허세정 매니저 "SK텔레콤의 AI컴퍼니 문화 조성 노력"

방송/통신입력 :2024/10/12 15:35    수정: 2024/10/12 19:58

회사 창립 40년, 국내 이동통신 분야 1위를 놓치지 않은 SK텔레콤. 통신 인프라 회사에서 AI컴퍼니로 탈바꿈하기 위해 AI 피라미드 전략을 세우고 자강과 협력 기반의 노력에 부단히 공을 들이고 있다. 공격적인 AI 투자를 이어가고, AI 인재를 끌어모으며, 글로벌 빅테크와 놀랄만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회사 구성원의 인식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가 원래 잘하던 일이 있는데”와 같은 생각에서 갑자기 AI 회사 직원으로 돌아서는 게 회사의 성장 전략과 버금갈 정도로 중요한 과제였다.

이처럼 AI 회사 직원들이 가져야 할 마음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SK텔레콤 역량혁신팀의 허세정 매니저는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디지털혁신페스타 2024 잡테크커넥팅데이즈에 연사로 참석해 회사 구성원들의 인식 전환을 위한 도전 과정을 공유했다.

그는 “보다 더 AI컴퍼니다운 문화를 조성하고 확산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했다”며 “AI컴퍼니가가 되겠다고 말한다고 해서 구성원들이 바뀌는 것은 아니고, 그들의 표정은 사업 환경은 이해하지만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역량혁신팀의 허세정 매니저

SK텔레콤 직원들의 직무를 살펴보면 크게 통신과 전파를 다루는 인프라 분야, 이동통신 서비스 중심의 MNO 분야 그리고 AI 관련과 스태프 직종으로 구성된다.

직무에 따라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 전문성의 편차가 컸다. 또 각각의 파트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데에도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인공지능을 사업적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직원들 일상에 녹여내는 일부터 시작하게 됐다.

허 매니저는 “AI컴퍼니 비전을 문맥적으로 이해시키려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공감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확산시키며 전파하는, 즉 인공지능을 일상화하는 프레임워크를 만들려고 했다”며 “간단하게 공감과 일상화를 위해 누구나 모두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시작된 일이 사내 공모전이다. 당장 회사 사업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모으는 게 아니라 직원들끼리 AI로 그림을 그려보자는 것이었다. ‘생성형(Gen.) AI 아트 챌린지’라는 이름의 공모전은 SK텔레콤 직원들 사이에서 ‘각(GAAC)’이라고 불렸다.

300여명의 직원들이 참여한 AI로 그림 그리기 공모전에는 회사의 AI 비전을 달성했다는 그림이 출품되기도 하고 유영상 CEO와 샘 알트먼 오픈AI 창립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그림 한 장에 그려내 AI 피라미드 전략을 달성했다는 그림이 나오기도 했다.

잡테크 커넥팅 데이즈 강연 중인 SK텔레콤 역량혁신팀의 허세정 매니저

허 매니저는 “AI를 활용하는 공모전이 일상화되고 공감을 계속해 이끌 수 있도록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게 하려고 고민했다”며 “공모 기간 중 사내 플랫폼에 각자가 올린 작품을 평가하고 그린 이가 직접 설명하게 했는데, 보통 미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애착을 가지는 때가 직접 설명할 때란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들이 직접 AI를 활용해 그림을 그려보고 서로의 그림을 공유하면서 AI컴퍼니 전환이란 회사의 전략에 냉소적인 분위기가 덜어지고 회사의 비전에 공감하는 응답들이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던 ‘각’ 공모전은 ‘나도 음악가’라는 주제로 AI를 활용해 노래를 만드는 공모전으로 이어졌고, ‘나도 광고기획자’라는 주제의 광고 제작 공모전으로 번지게 됐다.

인공지능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문화 확산과 함께 각 직무 조직별로 직접 쓰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공유하기도 했다. 허 매니저는 “다른 조직에서는 인공지능으로 어떻게 사업에 적용하는지 공유하고, 각자가 겪은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전사 세미나를 구성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내부만이 아니라 밖에서 회사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도 인식의 전환을 꾀했다. 회사가 기존에 진행한 대학 협력 활동을 인공지능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허 매니저는 “인공지능 미래 인재 육성 프로젝트로 ‘AI펠로우십’을 운영하고 있다”며 “예비 인재들은 실무 경험을 필요로 하고 기업은 실무 경험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SK텔레콤 현업에서 다섯 달 동안 실제 연구개발과 실무에 참여하면서 멘토링을 받고 연구비를 제공하며 함께 성장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펠로우십에 참여하면서 채용으로 연계되기도 하고 현업 개발자들의 고민하는 내용을 데보션 커뮤니티에서 보고 함께 연구하며 이를 상용화로 이어지기도 하고 특허 출원과 논문 기고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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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내달 같은 장소에서 ‘SK AI 서밋 2024’를 열어 SK그룹 차원의 행사를 넘어 대규모 글로벌 단위에서 범용 AI 시대의 공존법을 논의하고 생태계 강화 방안을 찾기 위한 자리도 마련했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개회사를 맡고 그렉 브로크만 오픈AI 회장과 라니 보카르 마이크로소프트 총괄부사장, SK텔레콤의 유영상 CEO, SK하이닉스의 곽노정 CEO 등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차원의 AI 논의 무대를 꾸리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