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게임 개발자의 창작욕구를 저해하는 걸림돌이라는 의견과 업계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필요악이라는 의견이 엇갈려 온 게임물 사전 등급분류 문제가 올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오는 17일 진행되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게임물관리위원회 국정감사에는 게임물 사전 등급분류 현안에 대한 증인으로 '김성회의 G식백과'를 운영 중인 유튜버 김성회 씨와 안양대학교 게임콘텐츠학과 이승훈 교수가 증인으로 신청됐다.
이번 문체위 게임물관리위원회 국감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는 청소년이용불가 등급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와 사후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이번 문체위 국감에 증인으로 신청된 유튜버 김성회 씨는 청소년이용불가 등급 게임을 판정하기 위한 사전심의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헌법소원을 진행하기도 한 인물이다.
지난 9월부터 게임산업법 32조 2항 3호의 위헌성을 지적하며 헌법소원을 시작한 김성회 씨는 지난 2022년부터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게임 ESD 플랫폼 스팀에서 성인용 게임을 월평균 17.3종 차단했으며, 이는 한국과 중국만 시행하고 있는 조치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해당 헌법소원에는 서명 종료일까지 21만 명이 넘는 인원이 몰리며 헌정사상 최다 인원이 몰려들기도 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현재 아케이드게임과 청소년이용불가 등급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와 사후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이번 게임물관리위원회 국정감사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게임물 사전 등급분류가 개발자 창의성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지적되어 왔으나 과도한 선정성, 사행성 게임을 걸러내는 필요악에 가까운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도 함께 받아왔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음악이나 영상물에 대한 국가검열은 이미 1996년에 위헌 판결이 났다. 게임에 대한 국가검열만 유지되고 있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라고 지적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이번 국정감사에 증거물로 사전 등급분류 과정에서 실제로 다뤄진 게임물 사진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사전 등급분류 과정에서 걸러지는 게임 약 90% 가량이 선정적인 게임이라는 말을 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 제출되는 증거는 이에 해당하는 게임물의 스크린샷이거나 동영상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이번 국정감사 이후 게임물 사전 등급분류에 대한 당위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게임물 사전 등급분류를 둘러싼 공방 와중에 게임에 대한 왜곡된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게임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논의되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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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관계자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게임물 사전 등급분류를 둔 공방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나온 몇몇 이야기들이 자칫 과장되고 부풀려져서 게임이 청소년에 악영향을 미치는 콘텐츠인 것처럼 꾸며질 수도 있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을 시도하는 등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를 부각하고자 하는 집단에게 단초를 제공할 여지가 될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사전 등급분류가 완전한 악이라고 할 수도 없고, 사전 등급분류 과정에서 차단된 게임 전부가 과도한 선정성을 띈 게임이라 볼 수도 없다. 사회적 합의를 이뤄낼 수 있는 명확한 질의가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