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걸었던 65세 이상 대상포진 백신 무료 접종 공약이 관련 예산 미반영되는 등 임기 내 실현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상포진은 심한 통증과 지각 이상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병변이 사라진 후에도 신경통이 흔하게 발생하고, 급성기에는 뇌수막염·척수염·망막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대상포진 환자에서 뇌졸중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상포진 환자 수는 지난 2022년 71만2천35명이었다. 하지만 일 년 만에 75만7천539명으로 6.4% 증가했다. 올해도 7월 말 기준 44만1천815명에 달하는 등 지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예방접종에 대한 환자 부담금은 여전한 실정이다. 현재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비급여 진료 항목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의료기관별로 예방접종 가격도 천차만별. 올해 스카이조스터주의 예방접종 평균 가격은 14만6천206원이었는데, 병·의원별 최소 4만 원에서 최대 30만 원까지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 설정 및 중장기 계획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1월 고령층 대상포진 백신 도입은 우선순위가 높고, 질병 부담과 비용 효과 측면에서 도입 타당성이 입증된 것으로 나타난다는 결과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에 관련 비용은 책정되지 않았다.
박희승 의원은 “대상포진 환자가 매년 70만 명 이상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일부 지자체가 무료로 접종하고 있지만 지자체의 부담이 크며, 고가 접종 비용으로 고령층이나 취약계층의 경우 접종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라며 “고통이 크고 후유증이나 합병증 등도 심각한 만큼 대상포진 국가예방접종 도입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