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감위 "한경협 정경유착 고리 끊겼는지 의문"...회비 납부 결론 못내

삼성 7개 CEO들과 노사 문제 논의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22일 정례회의에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비 납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22일 오전 8시 40분경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삼성 준감위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오늘 안건으로 올라온 한경협 회비 납부에 대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이 22일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사진=지디넷코리아)

그는 이어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한국경제인협회으로 변화한 이유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고 한 취지였으나, 과연 현재 상황이 인적 구성, 물적 구성 면에서 정격유착의 고리가 끊어졌는 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며 "한경협 스스로가 검토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것이 시스템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추후 검토해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준감위는 삼성이 한경협 회비를 납부할 경우 준감위의 사전 승인을 받을 것을 권고한다.

앞서 지난 6월 삼성 준감위는 정례회의에서 한경협 회비 납부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시 이 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회비를 내느냐 안 내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 사용된 후 어떻게 감사를 철저히 받을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4대 그룹은 과거 국정농단 사태로 전경련을 탈퇴했다. 이에 한경협은 지난해 삼성, SK, 현대차, LG 4대 그룹을 회원사로 둔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통합하면서 4대 그룹을 형식상 회원사로 확보했다. 이후 한경협은 지난 3월 4대 그룹에 회비 납부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한경협이 삼성에 요구한 회비는 35억원으로 알려졌다.

이찬희 위원장은 정례회의 이후 오전 9시에는 삼성 7개 최고경영진(CEO)들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지난 2월 준감위 3기가 출범한 이후 삼성 경영진들을 만나는 건 오늘이 처음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와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와의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사옥으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번 간담회에 참여하는 계열사 및 대표이사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 등이다.

준감위는 이번 간담회에서 7개사 CEO들과 노사 문제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이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노사관계 문제들을 논의할 예정이다"라며 "준법 관련된 문제점들과 향후에 문제될 수 있는 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8일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으며, 반도체 사업장을 돌며 결의대회(집회)를 열고 있다. 삼성 노조는 "생산 차질이 파업의 목적"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산업계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지난해 적자를 딛고 올해 반등에 들어선 시점에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과 글로벌 이미지에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노사 양측은 파업에 들어간지 약 보름만에 오는 23일 경기도 기흥 나노파크 교섬장에서 임금교섭을 다시 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