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적도에서 ‘서리’가 발견됐다 [여기는 화성]

과학입력 :2024/06/11 11:18

화성 적도 부근에서 처음으로 서리가 발견됐다.

우주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은 10일(현지시간) 2016년 화성에 도착한 유럽우주국(ESA) 엑소마스 가스추적 궤도선(TGO)과 마스익스프레스 궤도선 자료를 통해 화성 적도에 물 서리가 형성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화산인 올림푸스 몬스 화산. 이 사진은 이른 아침 마스익스프레스 스테레오 카메라로 촬영됐다. (출처=ESA/DLR/FU 베를린)

서리는 화성에서 가장 큰 화산 지역인 타르시스(Tharsis) 지역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 곳에는 12개의 큰 화산들이 위치해 있다. 여기에는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화산인 29.9km 높이의 올림포스 몬스 화산이 자리하고 있다. 올림포스 몬스는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 산의 약 2.5배 높이에 달한다.

아다마스 발란티나스(Adomas Valantinas) 미국 브라운대 환경 및 행성과학과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에 발표했다.

발란티나스는 성명을 통해 "화성 적도 주변에는 햇빛과 얇은 대기가 혼합돼 표면과 산 정상 모두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서리가 형성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 곳에 서리가 존재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며, 서리가 형성될 수 있는 특별한 과정이 작용하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넓고 얇은 얼음 조각이 보이는 측면에서 올림푸스 몬스 화산의 모습(출처: ESA/DLR/FU 베를린)

화성 적도의 서리는 일출 전후 몇 시간 동안만 나타나고, 화성 적도에 햇빛이 비치면서 증발한다. 서리 두께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인 약 100분의 1mm 정도로 엄청나게 얇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리 조각은 각 화산의 넓은 지역을 덮고 있으며 그 수분 함량은 약 60개의 올림픽 수영장을 채울 수 있는 1억 1,100만 리터에 가깝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TGO에 탑재된 '컬러 및 스테레오 표면 이미징 시스템(CaSSIS)'이 수집한 이미지를 분석해 서리를 관측한 이후 TGO의 분광 장비와 마스 익스프레스에 탑재된 카메라로 서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3만 개 이상의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추운 계절 타르시스 화산들의 정상과 화산 폭발로 생긴 커다란 구멍인 ‘칼데라’에서 이른 아침마다 서리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진은 타르시스 지역의 독특한 공기 순환이 독특한 칼데라 지형과 만나 서리를 만드는 것으로 추정했다.

"바람은 산의 경사면을 따라 이동해 표면 근처에서 더 높은 고도까지 상대적으로 습한 공기를 가져오며, 그곳에서 응결되어 서리로 자리잡게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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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화성의 화산 꼭대기에서 본 서리가 칼데라의 그늘진 지역, 특히 기온이 낮은 지역에 정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견은 화성에서 물이 존재하는 위치와 화성의 대기와 표면 사이에서 물이 어떻게 교환되는지 모델링하는 데 매우 중요할 수 있으며, 미래의 화성 탐사에 매우 중요할 수 있다고 스페이스닷컴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