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테크놀로지스 프리시전 5690은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와 아크 그래픽스 GPU, 엔비디아 RTX 에이다 GPU를 탑재한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이다.
16인치, 4K(3840×2160) OLED 디스플레이로 작업 환경에 맞게 여러 색공간을 오가며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다.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내장 NPU(신경망처리장치)와 엔비디아 GPU를 이용해 인텔 오픈비노나 엔비디아 쿠다(CUDA) 기반 AI 소프트웨어 개발과 테스트에 쓸 수 있다. 각종 드라이버는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인증을 받았다.
국내 시장에서는 기업 대규모 구매 등으로 공급되어 개별 제품 가격은 노출되지 않았다. 필요한 경우 델테크놀로지스 파트너사를 통해 공급가격 견적을 요청할 수 있다.
■ 경량화로 무게 2Kg 초반대 유지
프리시전 5690은 16인치 디스플레이와 99.9Whr 배터리 등을 내장해 두께 22.17mm(후면부, 고무 받침대 제외), 무게 2.03Kg으로 상당히 무게감이 있다. 팜레스트(하판)에 폴리카보네이트와 유리섬유 소재를 쓰는 등 무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숨었다.
키보드는 숫자 키패드를 뺀 풀사이즈 방식이며 깊이와 탄성 모두 장시간 타이핑에 적합하다. 쓰임새가 많이 줄어든 한자키는 윈도11 생성 AI 기반 비서를 불러내는 코파일럿 키로 용도를 바꿨다. 액체를 쏟아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트랙패드는 물리 버튼이 아예 없는 정전식이다. 표면이 매끄럽고 별도 마우스 연결 없이 트랙패드로 거의 모든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 전원 버튼은 지문인식 센서를 겸하며 상단 웹캠에 내장된 적외선 센서로 얼굴 인식 잠금 해제도 쓸 수 있다.
확장 단자는 USB-C(썬더볼트4×2, USB 3.2 Gen.2×1) 단자 3개, HDMI 단자 1개와 SD카드 리더 등으로 상당히 간소화됐다. USB-A 주변기기를 꽂으려면 기본 제공되는 별도 변환 어댑터가 필요하다.
■ RTX 5000 에이다 GPU로 동영상 처리 성능 향상
리뷰 제품은 인텔 코어 울트라9 185H v프로(P6+E8코어, 22스레드) 프로세서와 LPDDR5x-7467 32GB 듀얼채널 메모리, 아크 그래픽스(Xe 8코어, 2.35GHz)와 엔비디아 RTX 5000 에이다 GPU(DDR6 16GB), 삼성전자 PM9A1(PCIe 4.0×4) 512GB SSD로 구성됐다.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UL 프로시온(Procyon)·3D마크, 웹엑스퍼트4 등을 구동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구동하는 '오피스 생산성', 어도비 라이트룸 클래식·포토샵을 구동하는 '사진 편집' 테스트, 프리미어 프로로 동영상을 편집하는 '영상 편집' 테스트에서는 전원 연결시 대비 배터리 구동시 약 35% 성능이 하락했다.
특기할 점은 영상 편집 테스트의 절대 점수가 데스크톱PC를 뛰어넘을 만큼 높다는 것이다.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영상 변환(인코딩) 과정이 RTX 5000 에이다 GPU로 크게 줄어든 결과다.
■ 웹브라우저 성능 i9-13900K 수준 넘봐
웹엑스퍼트4(WebXPrt 4)는 프린시플드 테크놀로지스가 온라인에 공개한 무료 벤치마크 프로그램이다. 자바스크립트를 이용해 사진 처리, 문자 인식(OCR), AI를 이용한 사물 인식 등 시간을 측정해 점수를 매긴다.
구글 크롬(버전 124.0.0.0)으로 테스트한 결과 어댑터를 연결한 최고 성능 상태에서는 데스크톱PC용 코어 i9-13900K에 근접한 성능을 낸다. 반면 배터리 작동시는 약 절반 정도로 성능이 떨어진다.
■ 최단 3.2초만에 생성 AI로 이미지 생성
UL 프로시온은 최신 버전에 GPU와 NPU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AI 벤치마크를 내장했다. AI 이미지 생성 벤치마크와 AI 컴퓨터 비전 벤치마크로 성능을 확인했다.
AI 이미지 생성 벤치마크는 스테이블 디퓨전 1.5 (FP16)으로 이미지를 총 16장 생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잰다. 인텔 오픈비노(OpenVINO)는 CPU와 NPU, GPU 자원을 모두 활용하지만 엔비디아 RTX 5000 에이다 대비 속도는 1/18에 그친다.
AI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고 싶다면 엔비디아 쿠다 기반 응용프로그램을 쓰는 것이 좋다. 반면 배터리(균형)/어댑터(최고 성능) 사이 성능 차이는 아크 그래픽스 쪽이 적었다.
AI 컴퓨터 비전 벤치마크는 모바일넷 V3, 인셉션 V4 등 여러 엔진을 실행해 추론 속도를 측정하고 소요 시간이 짧을 수록 높은 점수를 준다.
윈도 운영체제에 내장된 다이렉트ML(FP16) 테스트 결과 CPU만 쓸 때보다는 아크 그래픽스가, 아크 그래픽스보다 RTX 5000 에이다가 훨씬 빠르다. 소요 시간 역시 RTX 5000 에이다(평균 0.589초) < 아크 그래픽스(평균 1.434초) < CPU(평균 8.934초) 순으로 적다.
■ GPU 성능, RTX 4060 상회...해상도 등 조절시 게임도 가능
프리시전 5690에 탑재된 RTX 5000 에이다는 게임 성능보다 정수·부동소수점 연산 성능에 중점을 뒀다. 엔비디아 GPU 드라이버도 게임 성능보다는 안정성을 우선한 스튜디오 드라이버를 쓴다. 다시 말해 게임에 최적화된 기기는 아니다.
3D마크에 내장된 다이렉트X 12 기반 '타임스파이' 테스트 결과 노트북용 RTX 4060 대비 30% 더 높은 점수를 내며 테스트 중 초당 80프레임 이상을 무난히 넘긴다. 4K 해상도라 해도 옵션 조절에 따라 초당 60프레임 이상 게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내장 아크 그래픽스 성능은 아크 A350M 대비 약 28% 향상됐지만 2K 해상도 게임을 원활하게 즐기기에는 여전히 충분치 않다. 단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 안정성은 아크 A시리즈 출시 당시 대비 크게 나아졌다.
■ 오피스 반복 작업시 14시간 구동...185W 어댑터로 고속충전
프리시전 5690은 RTX 에이다 GPU와 16인치 디스플레이, 코어 울트라 H시리즈의 전력 소모를 감당하기 위해 기내 휴대 가능한 최대 용량인 6셀, 99.5Whr 배터리를 내장했다.
화면 밝기를 40%로 설정하고 UL 프로시온에 내장된 배터리 작동 시간 테스트 결과 오피스 프로그램 반복 실행은 14시간 1분, 동영상 연속 재생은 15시간 30분을 기록했다.
동영상 재생은 코어 울트라를 구성하는 SOC 타일에 포함된 '저전력 아일랜드 E코어' 2개가 활용돼 작동 시간 상승에 영향을 줬다.
충전 시간은 고속 충전시 1시간 40분, 일반 충전시 2시간 30분으로 약 한 시간 가량 차이가 난다. 제품을 켜고 여러 작업을 수행하며 일반 충전하면 GPU와 프로세서로 가는 전력량이 많아져 충전 시간이 느려진다.
어댑터는 185W급이며 USB-PD 방식으로 작동해 스마트폰이나 보조배터리, 태블릿도 무난히 충전한다. 흔히 찾아볼 수 있는 65W급 어댑터를 연결해도 충전은 진행되지만 충전 속도가 느려지며 부팅시 펌웨어에서도 이를 경고한다.
■ 인텔 오픈비노·엔비디아 쿠다 기반 AI 앱 모두 활용 가능
프리시전 5690은 코어 울트라 내장 NPU와 GPU를 모두 활용하는 인텔 오픈비노 기반 오픈소스 앱과 상용 응용프로그램, 엔비디아 GPU를 활용하는 쿠다 기반 앱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단 오픈비노 기반 응용프로그램 구동을 위해 오픈비노 런타임, 파이썬, 아나콘다 등을 차례차례 설치해야 한다. 오픈소스 이미지 처리 프로그램인 김프(GIMP)에서 스테이블 디퓨전 1.5를 실행하려면 버전을 정확히 맞춰야 하는 등 자잘한 문제가 많다.
반면 엔비디아는 AI 구동에 필요한 모든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제공해 설정 단계 수고를 대폭 줄일 수 있다. LLM(거대언어모델) 기반 생성 AI 프로그램인 '챗 위드 RTX'(Chat with RTX)는 기본 탑재 모델인 미스트랄 외에 메타 라마2도 비교적 쉽게 설치할 수 있다.
코파일럿 키를 누르면 화면 오른쪽에 전용 인터페이스가 나타난다. 단 현재 단계에서 코파일럿은 여전히 인터넷 접속에 의존한다. 향후 윈도11 업데이트에 따라 로컬 실행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생성 AI를 본격적으로 쓰고 싶다면 넉넉한 SSD 용량은 필수다. 구동을 위한 오픈소스 프로그램이 기본 1GB 가량을 소모하며 70억 개 매개변수를 내장한 미스트랄, 130억 개 매개변수를 내장한 라마2(Llama 2) 용량도 1GB를 넘어선다.
프리시전 5690은 PCI 익스프레스 4.0 기반 M.2 NVMe SSD 슬롯을 2개 내장했고 최대 8TB(4TB×2) 용량 구성이 가능하다. 운영체제 등 기본 필요 용량을 고려해 최소 1TB 이상의 SSD를 선택하는 것이 이롭다.
■ 고성능 기반 다양한 활용 가능... 디스플레이 옵션에 남는 아쉬움
델테크놀로지스 프리시전 5690은 OLED 디스플레이와 고성능 프로세서·GPU로 사진·동영상 편집 작업, 온디바이스 AI 구동·개발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이다.
운영체제도 윈도11 이외에 우분투 리눅스, 레드햇 리눅스로 선택할 수 있고 계약에 따라 우발적인 파손 최대 5년 보증이 지원된다. 펌웨어 변조를 막는 기능과 함께 인텔 v프로 솔루션으로 중앙 관리가 가능하다.
단 선택 가능한 디스플레이 구성은 풀HD와 4K 두 개 뿐이다. 16인치에 풀HD(1920×1200 화소) 디스플레이를 선택하면 PPI(인치당 화소)는 141.51 PPI(인치당 화소)로 떨어진다. 200 PPI 이상 고해상도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눈에는 다소 거칠어 보일 수 있다.
4K OLED(3840×2400 화소) 선택시 PPI는 283 PPI이며 표시되는 글자 정밀도나 색재현성도 우위에 있다. 그러나 도입 가격은 그만큼 올라간다. 시인성을 크게 떨어뜨리지 않는 적절한 가격대의 2K QHD(2560×1600 화소) 디스플레이(188.68 PPI)도 선택가능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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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플렉시블 케이블이 외부로 노출된 것도 썩 미덥지는 않다. 물이나 음료수, 먼지 등 이물질 침입이나 단선 우려 때문이다.
이에 대해 델테크놀로지스 관계자는 "최근 수 년간 유사한 구조를 채택한 국내 유통 제품에서 플렉시블 케이블 관련 서비스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