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만추' 통해 부부된 김태용·탕웨이 호흡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촬영장에도 있고, 집에 가면 또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좋았습니다."
김태용 감독에게 영화 '원더랜드'(6월5일 공개)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탕웨이에 대해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집에 가면 또 있다"라고 말한 건 두 사람이 부부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이 상업영화를 내놓는 건 2011년 '만추' 이후 13년만이다. 그 작품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3년 뒤 결혼했다. '만추'는 탕웨이가 한국 영화계에 처음 발을 들인 영화이기도 했다. 9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원더랜드' 제작보고회에서 김 감독은 탕웨이를 "더 섬세해지고, 더 용감해졌다.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걸 느꼈다"고 추어올렸다.
◇탕웨이, 남편 김태용 감독과 두 번째 호흡
"촬영장에서 못했던 얘기를 집에 가서 또 하니까 엄청 힘이 되더라고요. 제가 이렇게 찍는 게 맞는지 물어보면 대답해주고…그러니까 24시간 일하는 느낌이었어요. 행복했습니다." 김 감독의 이같은 답변에 장내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탕웨이도 부창부수식으로 화답했다. 남편이자 연출가인 김 감독과 두 번째 호흡에 대해 그는 이렇게 얘기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더 익숙해졌다는 겁니다. 저나 감독님이나 둘 다 대화할 때 일 얘기 밖에 안 해요. 감독님도 워커홀릭인데 저도 그런 편이죠." 그러면서 탕웨이는 "난 굉장히 디테일하고 엄청 꼼꼼한 사람"이라며 "그런 면이 잘 맞아서 감독님과 같이 작업할 수 있었던 게 큰 행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저랑 작업했으면 그 사람이 꽤나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보고 싶은 사람…'원더랜드'에서 만난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탕웨이는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 엄마 '바이리'를 연기했다. 딸에게 죽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 AI로 다시 태어나는 걸 택한 인물이다.
"전 영상통화를 자주 해요. 영상통화를 하다가 끊고 나면 '이게 진짜로 저기에 있는 사람하고 한 걸까?' 그런 생각이 들죠. 관계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죽은 사람들도 영원히 죽지 않고 소통하는 시기가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먼저 보낸 사람들 혹은 앞으로 보낼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 게 좋을지 고민하는 게 큰 숙제로 느껴졌어요."
이번 작품엔 탕웨이 뿐만 아니라 수지·박보검·최우식·정유미 등도 출연한다. 수지는 의식불명인 남자친구 태주를 원더랜드로 복원한 '정인'을, 박보검은 원더랜드를 통해 건강하고 활기찬 우주비행사로 복원된 '태주'를 연기했다. 정유미는 수석 플래너 '해리'를, 최우식은 신입 플래너 '현수'를 맡아 원더랜드를 찾는 사람들이 소중한 기억을 이어갈 수 있게 돕는다. 김 감독은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이라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죽은 사람과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는 상상력을 접목했다.
박보검은 "보고 싶은 사람을, 그리운 사람을 AI로 구현해 만날 수 있게 해준다는 설정 자체가 흥미로웠다. 저도 모르게 이 원더랜드 서비스를 신청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과 연애하다가 다시 그 사람이 살아 돌아오면 그걸 어떻게 여겨야 할까' '저쪽 세계에 있을 때 나와 살아 돌아온 나 중에 누가 진짜 나인가' 등 김 감독은 촬영 내내 배우들과 이런 주제를 가지고 대화했다고 했다.
◇"호화 라인업?…배려심 많은 배우들"
이번 작품은 소재도 흥미롭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배우 보는 재미가 있다. 최근 대세라고 할 수 있는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보시다시피 이 분들은 스크린 안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나오는 분들"이라며 "이 배우들을 찍을 때마다 카메라가 자꾸 앞으로 갔다. 그만큼 워낙 흡인력 있는 배우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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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김 감독은 이들 스타 배우들의 남다른 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수지씨가 연기할 때 박보검씨는 현장에 안 나와도 되는데 계속 나와서 함께 해줬다. 수지씨가 화면만 보고 연기를 해야 되니까"라고 말했다. 탕웨이 딸 역할을 맡은 배우는 소통을 위해 김 감독 집에서 함께 지내기도 했다고 한다. "서로 굉장히 배려해주는 촬영을 했어요. 영화를 보면 상대방에게서 받은 표정이 굉장히 잘 살아있는 섬세한 표정이 나올 겁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