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어도어 민희진 대표를 업무상 배임으로 고발한 것과 관련 혐의 적용이 어렵다는 법조계 주장이 나왔다.
가정법원 판사 출신 이현곤 변호사는 27일 페이스북에 '뉴진스 사건과 업무상 배임'이라는 제목으로 "나는 아직도 하이브측 주장이 배임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썼다.
"경영권 찬탈은 법적으로 의미없는 주장이다. 어도어 경영자는 법적으로 민희진이다. 민희진이 하이브 경영권을 가지려고 했느냐. 굳이 말하자면 어도어의 경영권 독립을 시도하려 한 것인데 그것이 죄가 되느냐. 투자자를 데려와 주식 지분을 늘이려 했다는 주장도 실행 여부를 떠나 왜 배임이 되는지 모르겠다. 적대적 M&A도 합법적으로 이뤄지는데, 투자 받으면 회사에 손해가 생기느냐."
이 변호사는 "일단 주장 자체에서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논의가 의미있는데 아직까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하이브나 방시혁의 업무상 배임도 문제 되지 않을까. 모회사이고 대주주라 하더라도 계열사와는 주주 구성도 다르고 독립된 별개 법인이다. 계열사 영업 비밀과 노하우를 모회사가 마음대로 가져가 다른 계열사에 심는 것은 업무상 배임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하이브는 26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민 대표 배임 혐의 관련 고발장을 접수했다. 민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을 찬탈하려 했다며 경영진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한 경영진이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 행사 엑시트' '어도어는 빈 껍데기 됨' '재무적 투자자를 구함' '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 '민 대표님은 캐시 아웃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 등이라고 보내자, 민 대표는 "대박"이라고 답했다.
이 변호사는 "카톡 자료가 가장 결정적 증거라면 하이브는 망했다고 봐야 한다. 하이브 입장문을 봐도 배임 음모를 회사 회의록, 업무 일지에 기재했다는데 그게 말이 되나 싶다. '대박'이라고 하면 승낙인가?"라며 "방시혁 카톡 보면 에스파 폭행 사주 혐의가 있던데 그건 결정적 증거냐"고 지적했다. 민 대표가 공개한 카톡 대화에서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SM엔터테인먼트 걸그룹) 에스파 밟으실 수 있죠?"라고 보낸 것을 비판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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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대표는 25일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거나 실행한 적이 없다. 내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날 배신한 것"이라며 "빨아 먹을 만큼 빨아 먹고 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이다. 실적을 잘 내고 있는 계열사 사장인 나를 찍어내려는 하이브가 배임"이라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26일에도 민 대표 기자회견 사진을 올리고 "나는 음흉한 음모꾼보다 겉과 속이 똑같은 사람을 좋아한다"며 "회사 찬탈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사람 하나 담그려고 야비한 짓을 하는 것은 봐주기 힘들다. 민희진 파이팅!"이라고 남겼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