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붉은 누룩' 사태 일파만파…1명 사망에 제약사 "확인 중"

3년 간 제품 구입 1명 사망…입원 50명 늘어 총 76명

생활입력 :2024/03/27 10:14

온라인이슈팀

일본의 고바야시(小林) 제약 제약사가 내놓은 '붉은 누룩(紅麹·홍국)'이 들어간 건강식품을 먹고 신장 질환 등으로 입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관련 제품을 계속 구입했던 1명의 사망도 확인되면서 정부도 나서 사태 방지를 도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시스]일본의 고바야시 제약사가 내놓은 '붉은 누룩(紅麹)'을 섭취한 사람들이 신장 등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 입원하는 등 사태가 벌어졌다. 사진은 현지 공영 NHK가 관련 뉴스를 보도하는 장면 갈무리. <사진캡처=NHK> 2024.03.26.

26일 공영 NHK,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고바야시 제약은 이날 붉은 누룩이 포함된 기능성 표시 식품 '붉은 누룩 콜레스테롤 헬프'를 2021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3년 간 계속 구입하고 있던 사람이 지난달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사망 원인은 신장 질환 악화이다.

고바야시 제약은 이 사람의 사망과 자사 제품의 인과 관계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과 같은 사태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사과한다"는 코멘트를 발표했다.

고바야시 제약은 이와 별도로 자사에 설치한 상담 창구를 통해 이날 50명의 입원 소식이 전달됐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입원이 확인된 26명에 더해 총 76명이 입원한 셈이다.

다케미 게이조(武見敬三) 후생노동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고바야시 제약이 "원인 규명조사를 하는 동안 행정에 정보 제공을 하지 않은 데 유감이다"고 밝혔다. 고바야시 제약은 관련 사안을 파악하고 약 2개월이 지난 뒤 사태를 발표했다.

다케미 후생노동상은 "오사카(大阪)시 등과 협력해 피해 확대 방지를 도모하고 국민의 건강, 식품의 안전을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했.

붉은 누룩이란 쌀 등 곡류의 일종인 붉은 누룩 균을 번식시켜 만든 것으로 이전부터 식품의 착색료 등으로 사용돼 왔다.

일본에서는 붉은 누룩에 '로바스타틴(Rosuvastatin)'이라는 성분이 콜레스테롤을 저하하는 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붉은 누룩을 사용한 건강식품 등이 많이 판매됐다.

다만 붉은 누룩균 중에는 '시트리닌(citrinum)'이라는 곰팡이독을 만드는 성분이 있어 신장 질환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알려졌다.

유럽에서는 과거 붉은 누룩 건강식품이 원인으로 의심되는 건강피해 신고가 있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시트리닌 기준치도 정하고 있다.

하지만 고바야시 제약은 자사 제품에는 시트리닌 합성 유전자가 없는 붉은 누룩균 균주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상순 성분을 분석했을 때 원료에도 시트리닌은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본래 "상정하지 않은 성분"이 포함돼 있었다고 고바야시 제약은 밝혔다. 건강에 어떠한 피해를 주는지 원인은 확인할 수 없었다.

고바야시 제약은 "붉은 누룩균에 무언가 부착돼 다른 것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며 분석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15일 고바야시 제약에 붉은 누룩 관련 첫 보고가 있었다. 한 의사가 제약사에 "(붉은 누룩)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한 사람에게 신장 질환이 있다"는 전화가 있었다.

이후 약 2개월이 지난 이달 22일 고바야시 제약은 붉은 누룩을 사용한 기능성 표시 식품을 자주적으로 회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섭취한 소비자 중 신장 질환 등 건강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붉은 누룩 콜레스테롤 헬프 60알 20일분' 등 5개 제품을 회수한다고 했다.

붉은 누룩을 사용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등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 고바야시 제약의 일련의 제품은 연간 매출액만 6억엔(약 53억 원)에 달한다. 회수 대상 제품은 2021년부터 일본 내 드럭스토어 등에서 판매된 것으로 누계 판매 수는 거의 110만개에 달한다.

문제는 고바야시 제약이 붉은 누룩을 다른 기업들에게도 제공했다는 점이다.

고바야시 제약은 24일 붉은 누룩을 원료로서 음료, 조미료, 무역회사 등 기업 52개사에 공급했다고 발표했다. 2016년부터 원료로서 공급해왔다.

이에 원료를 공급받은 기업들의 제품 회수 발표가 잇따랐다. 술부터 오징어 젓갈, 과자까지 다양했다.

다만 고바야시 제약은 건강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오직 건강기능식품이라고 밝혔다. 식품용 우눠료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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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바야시 제약이 원료로서 생산한 붉은 누룩은 18.5t이었다. 이 가운데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용된 것은 자사와 타사를 합쳐 총 9.3t이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