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오영수(80)씨의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6단독 정연주 판사는 15일 오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오씨는 2017년 중반 대구에서 산책로를 걷다가 피해 여성 A씨를 껴안고, A씨의 주거지 앞에서 볼에 입맞춤을 하는 등 두차례에 걸쳐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오씨는 법정에서 추행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앞서 지난달 2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오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정 판사는 "사건 이후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알렸고 영화·연극계 등에서 미투운동이 벌어졌을 당시 피고인에게 사과 받기 위해 피고인이 출연한 연극을 보러갔고 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도 받았다. 이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고 판시했다.
세월이 한참 지난 후 고소한 이유에 대해 정 판사는 "피해 사실을 잊고 지내려 했으나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여러 매체에 오씨가 자주 등장해 힘들었는데, 오씨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문자 등을 보냈으나 이를 무시한 오씨의 태도에 화가 나 고소를 결심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이 상당부분 설득력이 있다"고 봤다.
이어 "피해자와 오씨 간의 카카오톡 대화 내역에도 피해자에게 여자로 느껴진다고 한 내용이 있다. 피해자의 자취방에 들어가 이불에 누우면서 젊은 기운이 느껴진다고 한 일 등에 대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피고인은 대체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입장을 보였다"고 했다.
오씨는 법정진술에서 그런 일을 하지 않았지만, 자칫 동료배우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우려해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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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 판사는 "카카오톡 대화 내역에 '아껴주고 보듬어주고 싶은 심정이 지나쳤다'는 부분 등이 사회 통념상 자신이 그런 행위를 했다고 인정하는 취지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제공=뉴시스